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과 대만 관광객이 증가세를 이끌고 지방공항 입국객도 늘면서 관광시장의 외형이 커졌다. 다만 방한 수요가 동아시아 주요 국가에 집중돼 있고, 지방공항 입국 증가가 지역 체류와 소비 확대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관광객 유치 규모뿐 아니라 체류 기간과 재방문 등 질적 성과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1711만명 가운데 중국·일본·대만 관광객은 1045만명으로 61.1%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47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312만명)과 대만(186만명)이 뒤를 이었다.
증가율에서는 대만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늘어 중국(29.2%)과 일본(16.9%)을 웃돌았다. 홍콩 관광객도 55만명으로 18.6% 증가했다. 미주와 유럽 관광객 역시 각각 12.0%, 20.0% 늘었다.
중국·일본·대만에 집중된 방한 수요는 이들 국가의 경기 상황이나 해외여행 수요, 항공편 운항 여건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해·제주·청주·대구 등 비수도권 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32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증가했다. 수도권 공항 입국객 증가율(17.3%)의 두 배를 웃돈다. 비수도권 항만 입국객 158만명을 합치면 비수도권 공항·항만 입국객은 482만명으로 전체의 28.2%다. 수도권 공항 입국객은 1179만명으로 여전히 전체의 약 69%를 차지했다.
지방공항 입국객이 늘었다고 지역 관광산업도 그만큼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공항으로 들어온 관광객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다. 입국 장소만으로는 어느 지역에서 숙박하고 돈을 썼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지역별 체류 기간과 숙박 실적, 소비 발생지를 함께 살펴봐야 지방 관광의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공항과 관광지를 잇는 이동 여건도 변수다. 항공편으로 지역에 도착하더라도 대중교통 연결이 불편하거나 외국어 안내가 부족하면 주변 관광지로 여행을 이어가기 어렵다. 지역의 음식과 숙박,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해 관광객의 체류를 늘릴 수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과제다.
2000만명까지 남은 방한객은 289만명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국제관광시장 전망'에서 올해 방한객이 지난해보다 16.2% 늘어난 2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객 유치 규모가 커진 만큼 정책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혜진 경기대 교수는 본지에 "방한객이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했는지만 성과로 평가한다면 단기간에 방문객 수를 늘리는 사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일회성 모객 지원보다 지역 특색을 살린 콘텐츠와 교통·안내 등 관광 수용 여건을 갖추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객이 지역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재방문으로 이어졌는지, 실제 지출과 여행 편의에 얼마나 만족했는지 등을 관광정책의 성과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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