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발생한 연쇄 방화로 화재 피해를 본 특허법인 두 곳 모두 사건 발생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피해 건물 두 곳의 '소방시설 자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신명빌딩의 스프링클러 설치 범위는 지하 1∼2층, 한양빌딩은 지하 2층∼지상 1층에 불과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신명빌딩 4층과 한양빌딩 3층은 모두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소방 관계자는 "상층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 당시 자동 소화설비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방 당국은 두 건물 모두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준공돼, 해당 층에 설비를 갖추지 않은 것이 법적 위반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신명빌딩(지상 7층·지하 2층)은 2000년 10월, 한양빌딩(지상 10층·지하 2층)은 1998년 4월에 각각 사용승인을 받았다. 건물 층수에 따른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지난 2018년 1월에서야 기존 '11층 이상'에서 '6층 이상' 건물로 확대되었으나, 개정 기준이 기존 건물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두 건물에 대해 "건축허가 당시 기준에는 적합했고, 규정 개정 후에도 스프링클러를 소급해 설치할 필요는 없었던 건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조사는 하기 전"이라고 설명했다.
자체점검 이력을 살펴보면, 한양빌딩은 올해 4월 종합점검에서 소화기 표지 탈락, 유도등 예비전원 불량 등이 지적되어 5월에 조치를 완료했다. 신명빌딩은 최근 1년간 5차례 진행된 자체점검에서 모두 '양호'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법적 의무 여부와는 별개로, 화재 발생 층에 초기 진화를 담당할 스프링클러가 없어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16일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순직한 경기 부천시 오정구 금속부품 도장공장 역시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공장은 자동화재탐지설비 설치 대상이었으나,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면적 기준에는 미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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