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법인이 내 상표 훔쳐" 의심…역삼 연쇄방화 70대 앙심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이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의 범행동기가 알려졌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남성은 불을 지른 특허 법인에 상표 등록을 의뢰했다. 이에 법인은 의뢰한 해외 국가 특성상 온라인 등록증만 발급한다고 안내했으나, 종이 등록증을 요구하며 변리사가 자신의 상표를 훔쳐 간다는 의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70대 남성은 이날 체포된 이후 오후 6시 15분께 수서경찰서로 들어서는 길에 범행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특허 법무법인에서 사기 쳐서"라고 소리치며 답했다.
 
특허 법인에 악감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2000년도에 내가 특허를 냈는데, (특허 법인에서) 사기를 쳤다"며 문자 메시지 내용을 출력한 종이를 보여주며 찍으라고 촬영을 권하기도 했다.
 
해당 출력물에는 '이 서류 보내드렸을 텐데, 이게 등록증으로 보시면 됩니다'라는 문자 내용이 담겨있다. 맥락상 특허 법인에서 보낸 문자 내용으로 추정된다. 또 범행 준비 기간을 묻는 말에는 "준비한 거요? 한 3일 됐다"고 답했다.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에는 "(특허 법인에) 앞으로 사기 치지 말라고 해달라"고 말했다.
 
이 70대 남성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 54분께 역삼동 신명빌딩 3층, 낮 12시 1분께 역삼동 한양빌딩 4층에 연달아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불이 난 곳에는 모두 특허 법인이 입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화재 발생 직후 방화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동선을 추적한 결과 범행 이후 택시를 타거나 걸어서 동대문구로 이동한 뒤 지하철을 타고 동묘앞역으로 도주한 것으로 봤다. 이에 수서서의 공조 요청을 받은 혜화경찰서는 동묘앞역 인근에서 방화 4시간 만인 오후 4시 16분께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범행동기와 수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화로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18명이 부상했다. 구체적으로 신명빌딩 3층 특허 법인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한 변리사가 복도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다. 함께 근무하던 변리사의 남편도 현장에 있다가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신명빌딩 화재로 9명이 다쳤고, 60여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직선거리로 약 200m 떨어진 한양빌딩에선 화재로 8명이 다쳤다. 8명 중 3명은 심한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고, 나머지 5명은 경상을 입었다. 다만 한양빌딩 화재는 오후 12시 35분께, 신명빌딩 화재는 오후 2시 20분께 완전히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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