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규모 폭력 시위와 약탈로 혼란을 겪은 프랑스가 20일(현지시간) 수도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이틀 연속 부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24일 예고된 '2막' 시위에 대비해 군 병력까지 포함한 대규모 보안 인력을 현장에 대거 배치하기로 했다.
파리·리옹·마르세유 등 주요 도시 '핀포인트 통금' 연장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간밤에 특정 지역에 내린 통행금지가 사태 진정에 도움 됐다"며 "오늘 밤 필요한 곳에 새로운 통금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금 조치는 각 지역 행정관이 지자체장들과 협의해 결정된다.파리 경찰청은 폭력 사태가 집중됐던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쇼핑 지구를 중심으로 밤 11시부터 두 번째 통금에 돌입하며, 해당 조치는 "치안이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 주요 도시들도 일제히 통금령을 강화했다.
리옹에서는 도심 지역을 대상으로 밤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 조치를 연장했고, 마르세유는 보호자 없이 이동하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신설했다. 보르도와 니스는 향후 며칠간 통금 조치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통금령이 내려진 파리 상공에는 경찰 헬기가 불빛을 비추며 감시를 이어갔다. 한 파리 주민은 "새벽 1시에 헬기 소리를 듣자니 좀 숨 막힌다. TV나 전쟁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라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폭력 피해 상인들과 연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리옹에서는 집회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약 500명의 시민들이 주말 시위 때 방화 피해를 본 관광청 건물 앞에 촛불을 들고 모여 약탈 피해 상인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했다.
"24일 2차 시위 온다"… 군 병력 '상티넬' 투입해 강경 대응
'노란 조끼' 운동 측과 학생 단체들은 오는 24일 시위 '2막'을 예고했다. 이에 당국은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르코르뉘 총리는 하원(의회)에 출석해 초동 대응 미흡을 인정하면서도 24일 시위에는 경찰력을 '대규모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폭력 사태 배후에 극좌 세력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 역시 "내부 보안군의 대체 인력으로 상티넬(군의 대테러 경계 작전) 병력을 투입하겠다"며 "경찰과 헌병대가 질서 유지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파리 경찰은 석유·가스 용기 및 폭죽 소지를 일시 금지했으며, 고등학교와 대학교 인근 구역에서는 헬멧 등 보호장구 착용도 금지하는 등 치안 고삐를 바짝 죄었다.
재정 불안에 시위 악재 겹쳐… 프랑스 국채 금리 '들썩'
정치 분열과 공공부채 급증,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겹친 데 이어 이번 폭력 사태까지 터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20일 장중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4.96%까지 올랐으며,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 차는 1.54%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이는 재정 불안이 극에 달했던 이달 초 기록한 최고치(국채 금리 4.9937%, 독일과의 금리 차 1.59%p)에 근접한 수준이다.
피해액 최대 1조 8천억… 정부, 피해 상인에 5만유로 무이자 대출
이번 폭력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모닝스타 DBRS는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를 10억~12억 유로(약 1조 5000억~1조 8000억 원)로 추산했다.파리상인연합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우리가 사설 경호업체를 고용해서 시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파리와 우리 동네는 프랑스의 이미지를 대표하며 이런 일은 우리나라의 평판을 망치고 있다"고 정부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롤랑 레스퀴르 경제장관은 기업 단체 및 금융·보험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피해 복구 대책을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는 피해 업체들을 대상으로 ▲최대 5만 유로(약 7500만 원) 무이자 대출 ▲연체 세금 및 사회보장 기여금 납부 유예 ▲피해 근로자 지원책 등을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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