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과 연결되는 새로운 육상 물류망을 확보하면서 북중 경제 협력이 본격적인 확대 국면에 들어섰다. 북한 경제의 대중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동시에 남북대화와 북미협상을 추진하려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가 이날 공식 개통됐다. 북중 양국은 이날 오전 공동 개통식을 열고, 대교 위에서 양측 컨테이너 트럭이 교차 운행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번 개통은 지난 6월 북·중 정상회담 합의 사항 가운데 사실상 첫 번째로 가시화된 이행 사례로 평가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간 교통·물류의 중요 인프라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북중 간 인적, 물적 교류와 변화 동향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특히 이번 개통이 북중 관계가 전략적 관계로 발전하는 실질적 조치로 이어질지 여부 등을 중심으로 향후 동향을 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압록강대교는 총길이 3026m, 왕복 4차로 규모로 중국이 약 22억 위안(약 4400억원)을 들여 2014년 완공했다. 그러나 북한 측 연결도로와 통관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12년간 공식 통행이 미뤄졌다.
교량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노후한 조중우의교에 집중됐던 물류 병목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북중 교역액은 약 1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6% 증가했다. 새로운 통로를 통해 소비재와 원자재, 건설자재 등의 운송이 확대되면, 북한의 '지방발전 20×10' 사업과 신의주 개발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북한이 중국이라는 경제적 배후를 강화하면서, 남북대화에 호응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물자·외화 확보가 원활해지면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유지할 여지도 확대될 수 있다. 정부가 내세운 '평화공존'과 '공동성장' 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북한이 북중 교역을 통해 경제적 숨통을 확보할 경우 제재 완화를 대가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려는 정부의 구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양국 당국이 관리하는 현대식 관문을 통해 대북 제재의 무력화 및 우회 통로를 확보하게 됐다"며 "대중·대러 관계를 경제·안보적 버팀목으로 삼아 남북관계 단절 기조를 더 강경하게 유지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일부는 교량 개통만으로 대북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교역이 모두 대북 제재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재가 무너진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모든 북중 간 교역을 금지하는 것은 아닌 데다 제재 대상 품목과 활동은 여전히 통제되는 만큼 실제 물동량과 거래 품목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임 교수도 "이번 개통으로 제재 이전 수준의 전면적인 대형 무역으로 곧바로 직행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비제재 민생 물자 교역과 위탁가공·우회 거래가 맞물리면 접경지역의 실질적인 물류량과 북중 경제 밀착도는 개통 이전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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