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직시한 이재명 대통령이 사건 당일 부산 일정을 마치자마자 인천경찰청을 전격 방문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주문하는 한편, 현장 치안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지시한 것은 국가 안위 차원의 위기감을 고스란히 방증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 역시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피의자는 과거 동종 강력범죄 전력으로 실형을 복역하고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생활하던 관리 대상자였다. 범행 직전까지도 이상 행동과 위험 신호가 여러 차례 포착되었음에도 관계 당국의 관리는 형식적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모니터링 허점과 초기 경고 신호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결국 무고한 시민들의 피를 부른 셈이다. 위험 인물의 동태를 제때 차단하지 못한 치안·행정 관리 체계의 치명적 부실에 대한 냉철한 문책과 전면 재점검이 불가피하다.
무차별 살상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는 이제 우리 사회의 치명적인 암적 존재로 굳어지고 있다. 경찰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상동기 범죄는 2023년 46건, 2024년 42건, 2025년 39건으로 매년 40건 안팎씩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신림역과 서현역 흉기 난동의 끔찍한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잊을 만하면 유사한 참사가 되풀이되는 셈이다. 길거리를 걷는 것조차 도박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안전한 삶을 보장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1인당 수십 명의 대상자를 떠안고 있는 보호관찰 인력의 구조적 과부하를 해소하고 전문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물리적 뒷받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아울러 다중밀집지역 내 지능형 CCTV 기반 이상행동 감지 시스템을 확대하고, 범죄 징후 감지 시 관제센터와 경찰 출동팀이 초 단위로 연계되는 스마트 치안 인프라를 대폭 보강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는 것은 국가의 제1 책무다. 무고한 생명을 위협하고 공동체의 신뢰를 뿌리째 뒤흔드는 흉악범죄는 일벌백계로 엄단해 사회적 경종을 강력히 울려야 마땅하다. 동시에 예방과 격리, 사후 관리의 틈새를 촘촘히 메우는 특단의 치안 쇄신책을 단행해 무너져 내린 사회 안전망을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 국민이 더 이상 등 뒤를 두려워하며 거리를 걷지 않도록, 정부와 사법 당국은 말뿐이 아닌 실행력을 담보한 종합 대책을 즉각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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