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태한 특별검사)이 50억원 규모의 투표소 물품세트 제작 사업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특정 업체 간 유착 의혹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기존 사전투표함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중 추가로 확인한 사안으로 선거용품 납품 계약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업무상배임과 입찰방해 등 혐의로 중앙선관위와 경기 김포·대구 소재 선거용품 관련 업체 등 총 5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업체에는 오전 8시, 중앙선관위에는 오전 9시부터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에는 특검 포렌식 수사관 6명과 경찰청 포렌식 수사관 3명을 포함해 총 31명이 투입됐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21대 대통령선거와 올해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진행된 사전투표소·투표소 물품세트 제작 사업과 관련돼 있다. 사업 규모는 총 50억원 상당이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선관위와 특정 업체의 유착 의혹을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앞서 특검은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 사전투표함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넘겨받아 수사해 왔다. 지난달에는 중앙선관위 정당과장 출신으로 투표함 제작 업체를 운영하는 한모씨를 입찰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씨는 올해 6·3 지방선거 사전투표함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른바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13억원대 계약을 따낸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낙찰 업체를 미리 정한 뒤 경쟁 업체들이 더 높은 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입찰이 이뤄졌다고 보고, 업체 관계자 2명과 선관위 관계자들을 입찰방해·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납품된 투표함에서는 불량도 드러났다. 한씨 업체가 공급한 반투명 관내 사전투표함 1만3376개 중 790개에서 부품이 잘못 장착되거나 자물쇠 잠금장치가 닫히지 않는 등의 결함이 발견돼 회수됐다. 제품 결함으로 납기도 당초 계약 기한보다 늦춰졌다.
기존 수사에서는 한씨와 배우자·아들이 관여한 업체 3곳에 계약이 집중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 업체가 선관위와 체결한 계약은 총 103건, 175억5323만원 규모로 이 가운데 90건이 수의계약이었다.
특검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물품세트 사업의 계약 경위와 업체 선정 과정, 선관위 관계자들의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수의계약 특혜, 업체 유착 등 선관위의 방만 운영 전반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 소재를 엄중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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