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화자산운용이 한국 자본시장의 투자 지식재산권(IP)을 해외 주요 금융 거점에 직접 수출하며 금융 영토 확장에 나섰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지정학적 안보 위협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 방산과 핵심 제조업의 가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병목 영역으로 떠올랐다"며 "한국 자산운용사가 직접 해외 현지 자본시장에 투자 접점을 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한화자산운용은 연내 타깃으로 추진 중인 한국 방산 및 제조업 ETF의 유럽·중동 상장 작업을 마무리 단계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한국 방산 ETF('PLUS K방산')와 제조업 ETF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 이어, 영국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증권거래소 상장을 막바지 추진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국내 ETF 시장이 운용사 간 파이 투쟁에 치열한 반면 정작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한국의 우수한 투자 기회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안보 불안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대한민국 제조업과 방위산업의 위상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해외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권 계좌 개설 없이도 현지 거래소에서 바로 한국의 핵심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유럽과 중동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녔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진영은 방위산업 제조 인프라를 축소했지만 한국은 상시 안보 위협 속에서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방산 제조 역량과 생산능력(CAPA)을 독보적으로 유지해왔다"며 "최근 무기 수요 폭발 속에서 유럽 현지 공장들이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반면 한국은 실전 검증된 기술력과 빠른 납기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유럽 현지 최대 방산 펀드(약 4조5000억원)의 10% 수준인 4000억~5000억원이라도 유치해 코리아 디펜스를 알린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반도체를 너머 원전, 전력기기, 배터리 등 전력·에너지 인프라 생산능력에 주목했다. AI 혁명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뛰어난 기술력과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동시에 갖춘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전통 자본시장 상장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온체인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토큰화(RWA) 형태로 한국 지수를 거래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최 부사장은 "단기 흥행을 넘어 한국의 투자 기회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장기적인 자금 유입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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