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MTS 거래인데 수수료 최대 13.6배…금감원, 증권사 수수료 관행 손본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증권사 영업점에서 개설한 계좌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경우 온라인에서 개설한 계좌보다 최대 13배 이상 높은 매매수수료를 부담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수수료 차등 부과 관행을 개선하고 투자자가 계좌 유형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일부 증권사의 영업점 개설 위탁매매계좌 및 연금저축펀드계좌에 대한 매매수수료 부과 관행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7일 열린 제4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한 조치다.

금감원이 국내 증권사 37곳의 매매수수료 부과 현황을 점검한 결과, 위탁매매계좌는 9개사, 연금저축펀드계좌는 7개사에서 영업점 개설 계좌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을 제외하면 총 10개 증권사다.

문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거래 방식이 같더라도 계좌 개설 경로에 따라 수수료가 크게 달랐다는 점이다.

실제 한 증권사의 경우 온라인에서 개설한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면 매매수수료가 0.010%였지만, 영업점에서 개설한 계좌는 0.136%가 적용됐다. 동일한 온라인 거래임에도 수수료가 13.6배 차이 나는 셈이다.

이는 증권사가 영업점 개설 계좌를 상담·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제공되는 '관리계좌'로 자동 지정하고 관련 서비스 비용을 매매수수료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좌 개설 과정에서 수수료 차이나 제공 서비스에 대한 안내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증권사는 약관에 구체적인 수수료 내용을 명시하지 않고 홈페이지 링크로 안내를 대신하거나 관리계좌와 비관리계좌의 서비스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특히 영업점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관리계좌로 자동 지정돼 투자자가 수수료가 낮은 비관리계좌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증권사가 계좌 개설 단계에서 관리계좌와 비관리계좌의 매매수수료 및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비교해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수수료 차이는 약관이나 거래설명서 등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영업점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자에게도 관리계좌 지정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영업점에서 비관리계좌를 개설할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계좌 개설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투자자에 대해서는 문자메시지(SMS)나 MTS 팝업 등을 통해 관리계좌 보유 사실과 수수료 차이를 안내한다. 투자자가 원할 경우 새 비관리계좌를 개설해 자산을 이전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도 정비할 예정이다.

다만 비관리계좌로 자산을 옮기면 기존에 제공받던 상담이나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제한될 수 있어 투자자의 확인이 필요하다.

금감원은 관련 약관 개정과 증권사별 이행 상황 점검 등을 거쳐 2027년 1분기 내 개선 조치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개선으로 투자자의 계좌 유형 선택권이 확대되고 불필요한 매매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증권사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영업관행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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