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세계인이 찾는 정원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관람객 1300만명 유치와 35만㎡ 규모 매립장 재생이라는 목표 뒤에는 폐막 이후 공간을 어떻게 관리하고, 관광객의 소비와 정원산업을 지역경제에 어떻게 남길 것인지라는 더 긴 과제가 놓여 있다. 하편에서는 2028년 10월 이후 울산에 무엇이 남아야 박람회를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의 마지막 날은 2028년 10월 22일이다.
하지만 박람회의 성패까지 이날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1300만명이 다녀가고 세계적인 정원작가의 작품이 들어서더라도 행사가 끝난 뒤 시민이 찾지 않고 시설 유지·관리 부담만 남는다면 국제행사를 치른 의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대로 삼산·여천매립장이 새로운 시민공간으로 정착하고 태화강국가정원과 지역 상권, 관광·정원산업이 함께 성장한다면 박람회는 한 차례 국제행사를 넘어 울산의 장기적인 도시 자산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 본격 시행된 특별법이 법률 명칭부터 '지원 및 사후활용'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은 박람회 이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개최 과정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의 국제행사 정책성 등급조사 자료에 제시된 울산국제정원박람회 관람객 목표는 1300만명이다. 이 가운데 내국인이 1235만명, 외국인이 65만명이다.
1300만명이라는 목표가 현실화한다면 울산으로서는 대규모 방문객 유입이지만 지역경제 효과는 입장객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박람회장을 둘러본 뒤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과 울산에서 숙박하면서 음식점과 상점, 장생포와 대왕암공원 등 다른 관광지를 함께 찾는 것은 지역에 남는 경제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교통과 주차뿐 아니라 숙박과 두 행사장 사이 접근성 문제가 주요 과제로 제기됐고, 조직위원회가 이후 시민 의견 수렴 분야에 '지역 상권과 연계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별도로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람회 성공의 기준을 '몇 명이 입장했느냐'에만 두지 않고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소비했느냐'까지 확장해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더 긴 과제는 폐막 이후다.
삼산·여천매립장은 박람회를 계기로 약 35만㎡ 규모의 정원공간으로 바뀌지만, 박람회장 조성에 사업비를 투입하는 것과 행사가 끝난 뒤 수목과 잔디, 정원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어떤 시설을 영구적으로 남기고 어떤 시설은 철거할 것인지, 유지·관리 주체는 어디가 맡을 것인지, 매년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한지는 박람회 준비 과정에서 함께 구체화돼야 할 부분이다.
이 문제는 특별법에도 반영돼 있다. 지난 8월 28일부터 시행된 특별법과 시행령은 조직위원회와 울산시장이 박람회 관련시설의 설치·이용과 사후활용 등에 관한 계획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두고 있다.
박람회 개최와 함께 폐막 이후 공간 활용까지 처음부터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박람회 기간에만 보기 좋은 정원이 아니라 시민들이 평소 산책하고 쉬며 문화·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장기적인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울산시가 박람회를 통해 얻으려는 것은 관광객만이 아니다.
박람회 계획에는 국제정원과 기업정원, 주제정원을 비롯해 정원문화와 관련 산업을 확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으며, 2028년 AIPH 봄총회까지 울산에서 열리게 되면서 세계 원예·정원 분야 관계자들과 직접 교류할 기회도 생겼다.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으로 대표되는 제조업 도시 울산이 정원과 환경이라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더할 수 있는 계기인 셈이다.
관건은 박람회 뒤에도 관련 산업과 사람이 지역에 남느냐다. 조경과 정원 설계, 수목·화훼, 스마트가든, 정원관리, 관광·문화 콘텐츠 등 관련 기업과 인력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이 박람회 준비 과정에 얼마나 참여하고, 그 경험이 행사 이후에도 일자리와 사업으로 이어지는지 역시 살펴볼 부분이다. 외부 기업과 전문가가 정원을 조성하고 행사가 끝난 뒤 빠져나가는 구조라면 정원산업 육성이라는 목표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규모 국제행사에는 기대와 함께 재정 투입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박람회 자체 총사업비는 490억원으로 국비 147억원, 지방비 196억원, 자체수입 147억원으로 계획돼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앞서 울산시 예산안을 분석하면서 국제정원박람회의 총사업비가 과소 산정된 것은 아닌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당시 박람회 본사업뿐 아니라 관련 사업까지 함께 살펴 전체적인 재정 규모와 지방비 부담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지적은 박람회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대규모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국제행사인 만큼 사업 범위와 비용, 그에 따른 성과를 시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런 점에서 폐막 이후에는 관람객 수뿐 아니라 숙박과 소비 효과, 지역기업 참여, 신규 일자리, 정원산업 성장, 시설 유지·관리 비용 등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으며, 박람회 기간의 성과만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지역에 무엇이 남았는지 시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사후평가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울산은 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르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상당 부분 마련했다. 특별법과 시행령이 시행됐고 조직위원회의 핵심 인선이 완료됐으며, 박람회 개막과 연계해 AIPH 봄총회도 울산에서 열린다.
이제 중요한 것은 1300만명이라는 관람객 목표를 넘어, 매립장에 만든 정원이 시민의 일상공간으로 남고 정원산업과 지역 상권에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국제정원박람회의 평가는 2028년 10월 22일 폐막 이후에도 이어진다. 관람객이 떠난 뒤에도 정원이 시민의 일상에 남고, 그 공간을 중심으로 관광과 산업이 이어질 수 있느냐가 울산이 풀어야 할 마지막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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