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상호 감독 '실낙원'으로 귀환…김현주·배현성, 가을 극장가 정조준

영화 실낙원 감독과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영화 '실낙원' 감독과 배우들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영화 '군체'로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던 연상호 감독이 올가을, 인간의 가장 복잡한 심연을 들여다보는 심리 스릴러 '실낙원'으로 극장가에 돌아온다.

1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실낙원'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김현주, 배현성이 참석했다.

영화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 분)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 분)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작품의 독특한 출발점을 밝혔다. 그는 명절에 글 쓰는 것을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글만 알면 자기 이야기를 쓰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후 어머니가 쓰신 세 편의 글 중 하나를 사서 대본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악한 아들과 그를 너무나 사랑하는 어머니의 심리, 그리고 마지막 선택이 담긴 세 페이지의 글에서 기묘한 심리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했다"며 한 인간의 심연을 깊게 탐구하고자 했음을 강조했다.

또한 존 밀턴의 동명 서사시 테마에 맞춰 AI 시대의 '인간다움'에 대한 묵직한 질문도 던진다. 연 감독은 "AI 세계에는 사색이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은 사색 덕분에 괴로움과 기쁨 등 여러 감정을 느낀다"며 "우주의 블랙홀처럼 풀리지 않는 인간의 사색 공간, 즉 심연을 그려내려 노력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연상호 감독과 꾸준히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현주는 극 중 아들을 잃은 뒤 흔들리는 엄마 류소영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단단히 이끈다. 약 5억 원의 순제작비로 14회차 만에 촬영을 끝낸 이번 현장에 대해 김현주는 "만약 촬영 기간이 길었다면 정신적으로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시간이 짧아서 더욱 높은 집중력으로 몰입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9년 만에 마주한 실제 아들이 낯선 남자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진정성 있게 감정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첫 영화 주연에 도전한 배현성은 9년 만에 돌아온 낯선 아들 류선우로 분해 서늘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배현성은 "대사로 표현하기보다는 쎄한 눈빛과 엄마가 느끼는 차갑고 묘한 공기를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며, 의도적으로 걸음걸이와 행동을 느리게 설정해 엄마의 주의를 끌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밖에서 오래 생활했을 것이란 설정에 맞춰 거친 헤어스타일과 주근깨 분장으로 외적인 요소에도 큰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서먹한 모자 관계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현장에서도 철저히 물리적, 감정적 거리를 유지했다. 김현주는 "한 달 만에 촬영을 끝내야 했기에 각자 캐릭터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오히려 촬영이 끝난 후 더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연상호 감독 역시 사전 만남이나 고사 없이 어느 날 바로 촬영을 시작하며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2억 원의 제작비로 흥행에 성공한 전작 '얼굴'에 이어 두 번째 저예산 프로젝트를 선보인 연 감독은 "친한 영화적 동지들과 동아리 활동처럼 만든 영화"라며 이번 작업 방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여기에 배우 신현빈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하고, 구교환이 본인의 의상을 직접 챙겨 짧은 엑스트라로 깜짝 출연하는 등 동료들의 든든한 지원 사격도 더해졌다.

끝으로 연상호 감독은 "배현성의 새로운 얼굴과 김현주의 연기적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라며 "영화라는 매체의 궁극적인 엔터테인먼트는 끝나는 순간부터 옆 사람과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인데, '실낙원'이 충분히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연이어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화제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영화 '실낙원'은 오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