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리야드 공항 피격에 미국인 사망…트럼프, 후티 공습 합류하나

  • 사우디 "12명 사망·309명 부상…최대 인명피해"

  • 후티 "예멘 공습에 대한 보복" …트럼프 개입 가능성 시사

  • 예멘 내전 재점화에 긴장 고조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해 공항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구급차가 공항 밖에 대기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해 공항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구급차가 공항 밖에 대기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10일(현지시간) 또 다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최소 12명이 숨지고 309명이 다쳤다.

이번 공격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걸프 아랍국가에서 발생한 공격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난 사례로 파악된다.  사망자 중 미국인도 포함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티 반군 공습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이날 킹칼리드 국제공항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사우디인 4명, 방글라데시인 2명, 미국·요르단·팔레스타인·시리아·수단·이집트 국적자 각 1명으로 집계됐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후티 반군을 지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후티 반군 고위 당국자인 모하메드 알부카이티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공격이 예멘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비롯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임을 밝혔다. 

후티 반군은 최근 사우디의 공항과 정유시설 등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왔다. 킹칼리드 국제공항도 이번 주 최소 세 차례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이번 공격이 사전 경고 없이 발생했으며, 사우디의 위협 경보 시스템에서도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우디 민간항공청은 시설 피해와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공항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리야드행 항공편은 다른 공항으로 우회하거나 취소됐다. 쿠웨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등도 리야드 노선 운항을 잇달아 취소했으며, 일부 운항 중단은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리야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비롯한 서방 각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공항 주변 지역을 피하라고 당부하고 교통 차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번 공격은 리야드를 세계적인 항공·비즈니스 허브로 육성하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구상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리야드에서는 11일부터 세계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세계석유회의(WPC) 에너지 콩그레스가 열릴 예정이며, 이달 말에는 세계 정상과 기업 경영진 등이 참석하는 국제 투자행사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가 예정돼 있다. 

후티 반군의 공항 공격이 잇따르면서 사우디의 항공 보안과 방공 역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주목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사우디의 후티 반군 공습에 미국이 동참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공격에 관해 방금 알게 됐으니 결정을 내리겠다. 매우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후티 반군에 대한 조치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당시엔 분쟁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내에서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한 가운데서다. 이달 초 AP통신과 NOR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69%는 이란과의 전쟁이 싸울 가치가 없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에는 11월 3일 중간선거 전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유예하겠다는 방침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행동까지 배제한 것은 아니다.

예멘 내전은 후티 반군이 2014년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이듬해 사우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군사 개입에 나서면서 본격화했다. 2022년 유엔 중재로 휴전이 이뤄졌지만, 올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을 계기로 지역 정세가 악화하면서 내전도 재점화했다. 지난달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에서 장악 지역을 확대하자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정부군은 지난주 반군 격퇴와 영토 탈환을 위한 군사작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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