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기린맥주 국내 생산…장인섭 대표 "20년 신뢰의 결실"

  • '기린 이치방 시보리' 아시아 첫 라이선스 생산

  • 국내 판매 75% 차지 '캔 제품' 사실상 전량 생산

  • 장 대표 "단순 이전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 시작"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가 8일 경기 용인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가 8일 경기 용인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맥주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은 지난 20년 동안 기린과 쌓아온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 8일 경기 용인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주류회사 기린과의 협력을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하이트진로는 20년 넘게 수입·판매해 온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다고 공식화했다. 전주공장에서 초도 150만ℓ를 생산한다. 국내 판매의 약 75%를 차지하는 캔 제품은 사실상 전량 국내 생산으로 전환한다.
 
장 대표는 “이번 기술 협정은 단순 생산 현장의 이전이 아닌 한층 더 발전된 기술과 품질을 만들어가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와 기린은 지난 7월 라이선스 생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기린과 자본관계가 없는 수입·유통 파트너사의 라이선스 생산은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국내 생산 제품은 이달 첫째 주부터 출고됐다.
 
초도 물량 150만ℓ는 500㎖ 캔 약 300만개 분량이다. 캔이 국내 판매의 약 7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병맥주와 생맥주용 케그다. 별도 생산라인 증설 없이 기존 전주공장 설비를 활용한다.
 
기린 캔 맥주 국내 생산의 핵심은 일본 제품과 동일한 맛·품질 구현이라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양사는 1년 넘게 기술 교류와 시험 생산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는 첫 번째로 짜낸 맥즙만 사용하는 ‘이치방 시보리 제법’을 전수받았고 ‘기린 효모’도 일본에서 직접 공급받아 국내에서 배양한다. 원재료와 양조 온도·시간 등 생산 기준도 기린 규격을 적용한다.
 
전주공장에서 시험 생산한 제품을 일본으로 보내 관능검사와 수치 분석을 거쳤다.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 권역장은 “정해진 스펙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통과하지 못한다”며 “이 과정을 세 차례 이상 거쳐 생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으로 공급 기간도 크게 줄어든다. 일본 생산 제품은 통관을 거쳐 국내 유통까지 평균 한 달 반가량 걸렸지만 국내 생산품은 1~2주면 공급할 수 있다. 권 권역장은 기린 이치방 시보리 국내 생산 배경에 대해 “수익성 측면보다는 안정적인 공급 차원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봐달라”고 했다.
 
물류비 절감분은 당장 가격 인하보다는 판촉에 활용한다. 권 권역장은 “운송료 등이 일부 절감될 것으로 본다”며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 투자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가 경기 용인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맥주 기린 이치방 시보리 시음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하이트진로가 경기 용인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맥주 기린 이치방 시보리 시음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하이트진로와 기린의 인연은 2004년 병 제품 수입으로 시작됐다. 2011년 캔과 생맥주까지 포함한 독점 수입·판매 계약을 맺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20~2026년 기린 이치방 시보리 판매량의 연평균 성장률은 82.4%로 예상된다. 캔 제품은 97%로 생맥주(64%), 병 제품(41%)보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캔 제품의 생산과 판매 안정화에 집중한다. 병·생맥주의 국내 생산과 해외 수출, 공동 신제품 개발은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 권 권역장은 “현재는 첫 생산인 만큼 생산과 판매를 안정시키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밝혔다.
 
당초 이날 간담회에는 기린 최고경영진과 해외사업 담당 임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불참했다. 장 대표는 “일본 현지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 맥주업계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출하가격 담합 조사의 여파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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