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총재 "토큰화 확산, 금융인프라 전환점…금융안정 사전 대응 체계 필요"

  • IMF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발표 행사 개회사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 사진연합뉴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 [사진=연합뉴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는 금융자산 토큰화 확산으로 거래와 결제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적절한 사전적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부총재는 8일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 '토큰화의 확대: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 발표 행사 개회사에서 "토큰화의 잠재적 편익을 온전히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을 균형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토큰화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금융자산과 거래 정보를 디지털 토큰 형태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거래 조건과 이행 규칙을 장부에 함께 담아 매매와 청산, 결제 등 여러 단계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권 부총재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토큰화는 금융거래에 수반되는 비용과 마찰을 줄여온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며 "우리는 지금 금융 인프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토큰화된 금융자산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토큰화 예금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실거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권 부총재는 "한국도 지난달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올해 4분기 중에는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한국은행과 정부가 협업해 국채 토큰화 실증 시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큰화 확산에 따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토큰화가 비중 있게 고려돼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특히 과거 급격한 자본유출을 경험한 아시아 국가들이 토큰화의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재는 "아시아는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에 있는 만큼 금융거래의 결제 속도가 빨라지고 중개 비용이 낮아진다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에 상당한 편익이 예상된다"면서도 "동시에 아시아는 과거 급격한 자본유출을 경험한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인프라의 제한된 거래시간과 다수의 중개기관, 최대 수일이 소요되는 결제 과정은 평상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지만 시장 불안 시 정책당국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완충장치이기도 했다"며 "토큰화가 확산될수록 사후적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사전적 대응체계의 마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재는 토큰화에 따른 금융시스템 변화를 자동차 경주인 포뮬러원(F1)에 비유하기도 했다. 빠른 속도를 내는 엔진뿐 아니라 튼튼한 차체와 접지력 있는 타이어, 제때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토큰화도 마찬가지"라며 "더 빠르고 효율적인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건전성과 안전장치, 필요 시 적시에 작동할 수 있는 정책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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