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전문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임금 인상이나 특별수당보다 전문성을 쌓은 만큼 승진과 경력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인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금융회사와 보수 수준을 맞추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금융·자본시장·디지털금융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장기 근무하는 데 따른 불이익을 줄이고 별도의 성장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전문직공무원 제도를 실무급까지 확대했다. 공직 내 전문성 강화를 위함이다. 기존 3~5급 중심이던 전문직공무원 제도에 6급 상당 ‘부전문관’을 신설해 실무자부터 관리자까지 이어지는 전문가 경로를 만든 것이다.
다만 제도만 확대한다고 전문인력이 조직에 남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승진인데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승진하기 어렵다고 인식한다”며 “전문직이나 전문직위에서 장기간 근무하면 전문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당사자들은 승진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젊은 세대는 과거처럼 젊었을 때 고생하면 나중에 보상받는 구조보다 자신이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원한다”며 “일을 많이 하는데 보수는 적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일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반적으로 보상에 불만을 가진 상황에서 일부 사람에게만 수당을 지급하면 조직 내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며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승진이나 특별교육 기회와 같은 비금전적 보상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금융감독기관에선 전문인력 유출에 대응해 보수와 인사체계를 함께 손본 사례가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00년대 초 변호사와 회계사, 검사역 등 전문인력의 높은 이직률로 인력난을 겪었다. 당시 이들 전문직군의 평균 이직률은 연간 15%에 달했다.
SEC는 특별급여와 잔류보너스 등을 활용한 데 이어 2002년 법 개정을 통해 일반 연방공무원 급여체계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른 연방 금융감독기관과 유사한 수준의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급여와 복리후생 개선뿐 아니라 인력 확충, 변호사·회계사·검사역에 대한 신속 채용, 전문인력 확보 등 여러 조치 또한 취했다. 이후 이직률은 7.5%까지 낮아졌다.
최 교수는 “전문성을 발휘한 사람에게 단순히 수당을 조금 더 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전문성이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승진처럼 이들이 실제로 기대하는 것을 보상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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