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광·교통·농업 바뀌는 청도군…결국 답은 사람이 남는 도시다

정종우 기자
정종우 기자.


지난 몇 주간 '청도의 재발견'을 기획취재하면서 청도의 여러 얼굴을 봤다.

운문사와 청도읍성처럼 익숙한 이름 뒤에는 새로운 관광 동선이 만들어지고 있었고, 대경선 연장은 청도를 대구 생활권과 더 가깝게 연결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시와 복숭아로 대표되는 농업은 가공과 수출을 통해 원물 중심 구조를 넘어설 방법을 찾고 있었다. 청도상상마루와 054스페이스, 행복주택과 지역활력타운은 청년이 잠시 머무는 데서 실제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었다.

각 사업만 놓고 보면 방향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실제 삶으로 연결되느냐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도 청도에서 먹고 자고 소비하지 않는다면 지역경제에 남는 것은 제한적이다. 교통이 편리해져도 청도 안에서 일할 곳이 부족하면 사람은 더 쉽게 대구로 빠져나갈 수 있다.

반시를 많이 생산하는 것만으로 농가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가공과 유통, 수출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가 얼마나 지역에 남는지가 중요하다.

청년 정책도 마찬가지다.

공유오피스를 만들고 창업공간을 제공해도 안정적인 소득과 주거, 생활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청년은 오래 머물기 어렵다. 지역을 한 번 경험하게 만드는 것과 그곳에서 삶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결국 청도가 풀어야 할 숙제는 하나로 모인다.

사람을 불러오는 정책을 사람을 남게 하는 정책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관광과 교통, 농업과 청년정책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권과 하나의 경제구조 안에서 맞물려야 한다.

관광객으로 찾아온 사람이 청도를 다시 찾고, 일자리를 발견한 청년이 집을 구하고, 농산물을 생산한 농민이 가공과 유통 과정에서도 소득을 얻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지방도시는 새로운 시설 하나를 짓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도로 하나가 생긴다고 인구가 늘지도 않고, 관광객 숫자가 늘었다고 곧바로 지역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정책의 성과는 결국 숫자 밖에서 드러난다.

사람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하는지, 일자리를 얻은 사람이 실제 주민으로 남는지,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이 다시 지역경제를 움직이는지에 달려 있다.

'청도의 재발견'을 취재하며 확인한 것도 그것이다.

청도에는 이미 관광자원이 있고, 농업 기반이 있으며, 대구와 가까운 지리적 장점도 있다. 새로운 공간과 정책도 하나둘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각각의 장점을 하나의 삶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사람을 오게 만드는 도시에서, 사람이 떠날 이유를 줄이는 도시로 가는 것.

'재발견' 이후 청도가 보여줘야 할 다음 모습은 어쩌면 새로운 명소나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도 괜찮다"는 확신을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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