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청도의 재발견 ④] 청도군, 청년 체류 넘어 정착으로…창업·주거 잇는다

  • 청도상상마루 운영 본격화…054스페이스로 청년 창업·체류 거점 확대

  • 행복주택 42세대·지역활력타운 추진…청년 주거 기반도 확충

  • 창업·일자리·주거 연결…'찾아오는 청도'에서 '사는 청도'로


사람을 불러오는 것과 지역에 머물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경북 청도군이 청년과 외부 인구를 단순 방문객에 머물게 하지 않고 창업과 일자리, 주거를 통해 실제 정착으로 연결하는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옛 버스터미널을 활용한 청도상상마루가 올해 문을 연 데 이어 청도전통시장에는 청년 창업과 단기 체류를 결합한 '054스페이스'가 추진되고 있다. 행복주택과 지역활력타운 등 주거사업도 함께 진행되면서 청도를 경험하고, 일하고, 살아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관광객과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이 실제 청도에 남을 수 있느냐가 인구감소 지역인 청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청도군은 지난 8월 25일 인구감소지역대응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진청도군
청도군은 지난 8월 25일 인구감소지역대응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진=청도군]

 

떠나던 버스터미널이 머무는 공간으로…청도상상마루


청도역 인근 옛 버스터미널 자리에는 지난 5월 '청도상상마루'가 문을 열었다.

청도군이 조성하고 사단법인 경북시민재단이 수탁 운영하는 이곳에는 카페와 공유오피스, 다목적홀, 운동·교육공간 등이 들어섰다. 주민과 창업가, 지역 활동가, 방문객이 함께 이용하는 소통·협력 거점이다.

특히 공유오피스는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거나 활동하려는 기업과 단체의 업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는 입주기업을 모집하며 지역 내 창업·업무 수요를 연결하고 있다.

과거 사람을 다른 지역으로 실어 나르던 버스터미널이 지역 안에서 일하고 만나고 머무는 공간으로 역할을 바꾼 셈이다.

청도군은 공간 조성에 그치지 않고 로컬창업자와 기획자 육성, 주민·활동가 간 협업 프로그램 등을 연계해 지역 안에서 새로운 경제·사회활동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5일장 쉬는 4일을 채운다…'054스페이스' 청년 창업 거점으로


청도전통시장에서는 '054스페이스 on 스테이 청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름에는 '비어 있는(0) 5일장의 4일을 채운다'는 의미가 담겼다.

1~2층에는 청년창업 쇼룸과 팝업스토어를 마련하고, 3층에는 단기 체류형 청년 스테이를 조성하는 복합공간이다. 단기 지역 체험에서 일정 기간 머물며 창작과 창업을 준비하는 프로그램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청년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청도에서 일정 기간 살아보고 사업 아이템을 시험한 뒤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통시장 입장에서도 장날에만 사람이 몰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청년 창업과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평소에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실험이 된다.
 

창업만으로는 부족…행복주택·지역활력타운으로 주거까지


청년 정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조건은 주거다.

청도읍 고수리에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행복주택 42세대가 조성되고 있다. 입주는 2027년 5월로 예정돼 있다.

화양읍 범곡리 일원에는 지역활력타운도 추진 중이다. 주거시설과 취·창업 지원, 생활·체육시설 등을 결합해 청년과 귀농·귀촌인 등이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정주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 역시 지역활력타운을 단순한 주택 공급이 아니라 주거와 생활 인프라, 생활서비스를 함께 지원하는 지역 정착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만 만들거나 집만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과 주거, 생활환경을 함께 갖춰야 정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찾아오는 청도'에서 '사는 청도'로…정착이 마지막 과제


청도군은 청년 일자리 확대와 창업지원, 스마트농업, 체류형 주거 등 청년 정착과 연결되는 정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다만 공간과 지원사업이 늘어난다고 청년 정착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국토연구원이 청년의 지역 이동과 정착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이동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는 주거환경과 교통 편의성도 주요 고려사항으로 조사됐다. 또 지역사회 참여에서는 또래집단 교류와 네트워킹 수요도 확인됐다.

최근 청년 주거정책을 연구한 이길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도 청년의 주거 문제를 단순히 집의 문제로 한정하기보다 일자리와 소득, 자산 등 삶 전반과 연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도 역시 결국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기업이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사업을 이어가는지, 054스페이스를 경험한 청년이 실제 창업으로 연결되는지, 새로 공급되는 주택에 들어온 청년들이 청도에서 안정적인 소득원을 찾을 수 있는지가 정책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관광과 교통, 농업의 변화가 사람을 청도로 불러들이는 기반이라면 이들을 실제 주민으로 남게 하는 데는 일자리와 주거, 생활환경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청도군이 잇따라 마련하고 있는 체류·창업·주거 기반이 '잠시 머무는 청도'를 넘어 '살아가는 청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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