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24시간 살피고 복지 추천까지"…정부, '복지·돌봄 AI 대전환' 시동

  • 복지부, 국무회의서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 보고…3대 추진 전략 발표

  • '스마트 홈·시설'로 돌봄 공백 해소…반복 행정 50% AI 자동화·원클릭 신청 도입

  • 내년 예산 691억 원으로 2.7배 증액…"사람 대체 아닌 대면 돌봄 돕는 조력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 책임제 추진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 책임제 추진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심각한 돌봄 인력난을 극복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 도입한다. 혼자 사는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을 AI가 24시간 밀착 점검하는 '스마트 홈'이 구축되고, 말 한마디로 내게 맞는 복지 혜택을 찾아 한 번에 신청하는 '지능형 복지 행정'이 구현된다. 정부는 AI를 사람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닌 현장 종사자의 단순 반복 업무를 분담하는 '조력자'로 삼아, 대면 돌봄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을 보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복지부는 '든든한 돌봄, 따뜻한 복지, 함께 누리는 AI'를 비전으로 내걸고, 관련 정부 예산안을 올해 256억 원에서 내년 691억 원으로 약 2.7배 대폭 증액했다.
 
2043년 요양보호사 99만 명 부족 위기…스마트 홈·시설로 24시간 돌봄
​​​​​​​정부가 대대적인 AI 대전환에 나선 배경에는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2043년에는 간병·요양보호사 인력만 약 99만 명이 부족해 국가적인 돌봄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우선 '첨단기술 기반 지속가능한 돌봄 체계'를 구축한다. 재가 돌봄에 사물인터넷(IoT)과 AI를 결합한 '스마트 홈'을 조성해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24시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에는 움직임 미감지 등 단편적 정보로 위기를 파악해 최대 6시간이 걸렸다면, 앞으로는 생활 패턴과 대화 내용 등을 AI가 종합 분석해 이상 징후를 1시간 내에 조기 감지한다.
 
요양시설 등은 '스마트 시설'로 탈바꿈한다. 야간에 2시간마다 종사자가 직접 돌며 수면과 배변을 확인하던 방식 대신, 스마트 기저귀와 낙상 감지 센서를 통해 이상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서민수 복지부 복지돌봄인공지능정책과장은 사전설명회에서 "올해 11월 스마트 홈과 스마트 시설의 시제품(프로토타입)을 현장에 배치하고, 2027년까지 400가구 및 12개 시설에서 실증을 거쳐 2028년부터 국공립 기관을 중심으로 본격 확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상 언어로 상담하고 '원클릭' 신청…단순 복지 행정 50% 자동화
​​​​​​​국민이 체감할 복지 행정 혁신도 속도를 낸다. 복잡한 신청 절차와 정보 부족 탓에 복지 수급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AI 챗봇'을 개발해 2027년부터 도입한다. 국민이 일상적인 말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면 생성형 AI가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고, 2029년부터는 서류 제출 없이 '원클릭'으로 신청까지 완료되도록 절차를 간소화한다.
 
아동수당 등 수급 자격이 명확한 보편급여는 별도 신청이 필요 없는 '자동지급' 체계로 단계적 전환된다. 또한, 복지 공무원과 시설 종사자의 과도한 행정 부담을 덜기 위해 서류 접수·검증, 시스템 입력 등 단순 반복 업무의 50% 이상을 2028년까지 AI로 자동화한다.
 
이와 관련해 홍화영 복지부 복지정보기획과장은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를 중심으로 일차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향후 복지로 플랫폼을 통해 대국민 추천과 신청 연계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분산된 복지·돌봄 데이터를 연계하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본인 동의 기반의 '복지·돌봄 마이데이터'도 도입해 향후 의료 마이데이터와 연동한다는 방침이다.
 
"사람 대체 아닌 조력자"…피지컬 AI 로봇 개발 및 전문인력 10만 명 양성
정부는 기술 개발부터 시장 진입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생태계도 조성한다.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동으로 2027년부터 2029년까지 745억 원을 투입해 AI·IoT 돌봄 기술 R&D를 추진하며, 2028년부터 2030년까지는 약 1000억 원 규모로 환자 이송 및 식사 보조 등을 돕는 '피지컬 AI' 기반 돌봄 로봇 R&D를 기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2030년 이후에는 말동무와 안전 감지 기능이 결합된 가정용 AI 자율추종 로봇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기술 오남용을 막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위험 수준에 따른 인간 개입·감독 원칙과 설명 요구권을 포함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복지·돌봄 AI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수용성을 높인다. 아울러 2030년까지 사회복지공무원과 돌봄 종사자 등 현장 인력 10만 명을 대상으로 AI 활용 실무 교육을 실시해 디지털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돌봄인력 부족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AI 등 기술의 새로운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다만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반복 업무를 분담하는 조력자다. AI를 활용해 돌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돌봄노동의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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