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6] "작고 사소함이 모인 큰 선물"…부국제 포문 연 '낮과 밤은 서로에게'

6일 김종관 감독과 배우들이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1006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6일 김종관 감독과 배우들이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10.06.[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 축제이자 세계 최상위 'A-리스트' 영화제로 국제적 위상을 높인 부산국제영화제가 '작고 사소함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화로 올해 축제의 포문을 열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의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관 감독과 배우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장률, 심은경, 전소영, 김동휘가 참석했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여름에서 가을 사이, 하나의 카페에서 네 쌍의 남녀가 나누는 유쾌하고 담백하며 사랑스러운 대화를 담은 영화다. 불특정 다수가 머물다 떠나는 카페라는 장소 특성을 살려 인물 고유의 서사와 분위기를 경쾌한 호흡으로 그려냈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조제'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의 신작이다.

김종관 감독은 "오래 작업해 오며 단련됐다고 생각했는데 개막작 선정에 기가 안 죽을 수가 없고 떨린다"며 "우리 영화는 작고 사소함에 대한 이야기이자 아름다움에 집중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일반적인 영화들이 몇 개월, 몇 년의 서사 구조 안에서 사건을 빌드업한다면, 우리 영화는 4개의 대화만 존재한다. 대화라는 단면을 확대해 그들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상상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문학에서 찻잔에 대한 묘사 하나로 삶의 다양한 부분을 이야기하듯, 이 영화도 관객들과 깊은 관계를 맺길 바란다. 개막작이라는 세계적 위상의 자리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작고 사소함의 중요성에 손을 들어준 것 같아 마음 깊이 감사하다"고 전했다.

제목의 의미와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한 사람은 낮, 한 사람은 밤에 있다가 연결되기도 하고, 같은 공간에 있다가 서로에게 낮과 밤이 되기도 한다. 꿈과 현실처럼 대비되면서도 연결되어 있는 양면에 대한 은유이자 타인을 이해하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에 대사 지문을 많이 쓰지 않고 여백을 두어 배우들의 해석력에 의존하는 편"이라며 캐스팅된 배우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였다.

배우들은 이번 작품이 그야말로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하는 "토론토에서 촬영 중일 때 대본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감독님 GV를 쫓아다닐 만큼 오랜 팬이라 꿈만 같았다. 대본을 읽자마자 누군가의 일기장을 읽는 것 같아 '이런 글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며 "마침 제 에피소드 촬영 날이 제 생일이라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소소한 대화들이 모여 편지가 되고, 영화가 되고, 큰 물결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선화 역시 "오늘이 마침 제 생일인데, 고향인 부산에서 제가 너무 사랑하는 부국제 개막작으로 서게 되어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과거 부산 여행 중에 감독님 대본을 읽을 기회를 받았는데, 평소 좋아하던 감독님 작품에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주종혁은 "2년 전 부국제 저녁 자리에서 뵈었을 때부터 속 이야기를 다 하고 싶을 정도로 최고의 리스너셨다. 상대역인 김민하 배우가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연기한다고 해서 그 톤에 맞춰보고자 연구하며 재밌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장률 또한 "여행 가는 차 안에서 대본을 재밌게 읽었다. 제 에피소드는 대화의 개연성 등에서 독특한 특색이 있어 영화적으로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했는데, 한선화 배우와 함께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연기 도전에 나선 배우들의 소회도 이어졌다. 특히 심은경은 "제게 없는 성격의 캐릭터"였다며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솔직하게 감독님이 왜 나에게 이 역할을 제안하셨을까' 궁금했고,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너무 좋아하는 감독님이라 꼭 작업해 보고 싶어 도전을 결심했다. 현장이 너무 편안해 한여름 밤의 꿈같이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된다"고 회상했다.

전소영은 "인생 두 번째 작품이라 카메라를 어떻게 봐야 할지도 몰랐는데,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김동휘 선배님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에 김동휘는 "학교 영화 수업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던 감독님의 작품에 일원이 되어 뿌듯하다. 군 입대 3일 전에 촬영을 마쳤는데 오늘 영화를 보며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61006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6.10.06.[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이날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정지혜 프로그래머는 올해 개막작 선정 배경을 덧붙였다. 정 프로그래머는 "작년과 재작년 개막작들이 규모 면에서 컸던 것은 사실이나, 올해 작품 역시 규모와 무관하게 그 의미와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며 "한 창작자가 고심하고 꼼꼼하게 설계해 자신만의 세계를 빚어낸 빼어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주요한 선정 이유 중 하나는 많은 관객이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극장에서 무리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라며 "감독과 배우들의 하모니,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전달돼 폭넓은 관객들이 보기에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화제 전반의 선정 기준에 대해 "각 프로그램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출품작 전반을 보며 '좋은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ㅍ선정작 모두를 유심히 지켜보며 올해의 경향과 수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전역에서 진행되는 올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9편을 포함해 59개국 총 316편의 다채로운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상영됐으며, 폐막작으로는 부산 어워드 수상작이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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