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일 장중 5%에 근접해 2002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 재정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매도세가 거세진 영향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금리 격차도 유로존 채무 위기 당시 수준까지 확대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와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 금리 간 스프레드는 지난 2일 152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프랑스 국채의 독일 국채 대비 금리 격차가 152bp까지 벌어진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시장 불안의 핵심에는 프랑스의 높은 국가부채가 있다. BI는 프랑스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올해 사상 최고인 119%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공영 방송 도이체벨레(DW)는 현재 비율을 약 118%로 제시했다. 지난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 국가부채는 1조유로(약 1507조원) 이상 늘었다. 연간 재정적자도 최근 GDP 대비 5%를 지속적으로 웃돌며, 마크롱 대통령 취임 당시 수준(3.4%)을 상회하고 있다.
202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야권이 마크롱 정부의 재정정책에 타협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극우 마린 르펜과 극좌 장뤼크 멜랑숑이 결선투표에 진출하는 구도가 그려졌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롬바르드오디에의 이호민 선임 매크로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채권과 외환시장은 2027년 선거를 앞두고 프랑스 정부의 불안정성과 재정 기반 약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편함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주거난으로 위기에 몰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내달 29일 조기 총선을 발표한 것도 유럽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로화 17개월래 최저
이같은 불확실성은 외환시장으로도 번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유로화 환율은 장중 최대 0.8% 하락한 가운데 유로당 1.1161달러까지 떨어지며 2025년 5월 이후 17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로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가치가 약 5% 하락한 상태이다.
크리스 터너 ING은행 G10 외환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유로화 약세가 재정 문제를 배경으로 더 큰 위험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는 의미라며 유로화가 1.1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 물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전달의 3.2%를 크게 웃돌았는데, 원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가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유로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카르도 아마로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약세가 더 가팔라질 경우 2027년까지 높은 물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은 다른 유로존 국가로도 번지고 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74%, 그리스 10년물 금리는 4.57%까지 올랐다. 두 국가 모두 최근 일주일 동안 18bp 상승했다.
유로존 채무 위기 재림 '우려'
이에 시장에서는 프랑스발 불안이 2010년대 초 유로존 채무 위기처럼 확산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당시 위기는 그리스의 재정적자 문제에서 시작돼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번졌다. 이후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잇따라 구제금융과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까지 파장을 미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프랑스발 재정 불안이 유로존 채무 위기와 같이 전 세계 금융 시장으로 '전염'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다시 나오고 있다. 유명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유럽에서 전염 위험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전략가도 지난주 프랑스와 독일 국채 금리 격차가 한때 '소규모 패닉'에 가까운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이 새로운 유로존 국가부채 위기의 시작인지, 아니면 시장이 이미 과도하게 반응한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상황을 2012년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ECB가 이번 달 말 있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대처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프리 유 BNY 선임 전략가는 "2012년과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빗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