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중간선거 '32일 유세' 앞두고 韓 대미 투자 일방 발표…경제 성과 부각

  • "경제 성과 제대로 못 알렸다"…트럼프, 투자·제조업 앞세워 홍보전

  • 텍사스·오하이오 투자지역 유세 동선과 겹쳐…알래스카도 상원 접전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32일간의 유세 대장정에 나서기 직전 한국의 2000억달러(약 272조5000억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경제 성과 홍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규모 투자를 중간선거를 앞둔 주요 성과로 부각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국이 텍사스주 가스발전소와 미국 내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사업 등에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미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가운데 조선 분야 1500억달러를 제외한 전략적 투자 2000억달러에 해당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원전 8기 건설에 1200억달러가 투입되며 오하이오와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이 대상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주 엔시널에는 223억달러를 투입해 6GW 이상 규모의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하고, 알래스카 LNG 사업에는 500억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지역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유세 동선과도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텍사스와 오클라호마를 시작으로 앨라배마를 거쳐 오하이오까지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첫 유세지역인 텍사스에는 한국의 가스발전소가 들어서고, 오하이오는 한국 자금이 투입될 원전 후보지역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첫 방문지인 텍사스에서 제조업 성과를 집중적으로 부각할 계획이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댈러스 북쪽 덴턴에 있는 피터빌트 모터스 트럭공장을 방문해 관세와 감세, 규제 완화 정책이 미국 제조업 부흥과 투자 확대를 이끌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중·대형 트럭에 부과한 25% 관세 등의 영향으로 피터빌트의 모회사 파카가 덴턴 공장에서 1000명 이상, 미국 전체에서 2000명 이상을 추가 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경제정책이 미국으로 제조업을 되돌리고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을 이번 방문에서 집중적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 역시 중간선거와 맞닿아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와 재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설리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투자 발표에도 직접 참석했다.
 
한미 정부 이견도

다만 한국 정부와 미국 측 발표에는 온도차가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 확정된 사업은 텍사스 가스발전소뿐이며,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사업은 추가 협의와 상업성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알래스카 사업은 상업적·법적 조건이 충족돼야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과 홍보에 직접 나선 배경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선거 부담도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에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커지면서 공화당은 한때 안전지역으로 여겨졌던 선거구까지 접전 양상을 보이자 수백만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통상 집권당이 대통령 선거 이후 첫 의회 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이를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경제 성과를 제대로 국민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직접 홍보전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나라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일을 매우 못했다"며 "아무도 이를 알리지 않고 있어 내가 직접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주요 지표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약 12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높은 휘발유 가격과 모기지 금리,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부흥을 강조하고 있는 제조업에서도 취임 이후 일자리가 3만5000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일자리는 80만7000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발표된 대규모 투자계획이 향후 공장 건설과 고용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 유치 성과를 부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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