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부지. [사진=장선아 기자]
“1공구에서 옮겨야 할 토사만 약 1500만㎥입니다. 25t 덤프트럭이 약 200만번 오가야 하는 규모입니다.”
지난달 30일 찾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부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팹·Fab) 6개가 들어설 이곳에는 아직 산과 농경지, 공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부터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가 삼성전자에 공장을 지을 땅을 공급한다. 설계와 발주 절차를 단축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산단을 관통하는 도로 이설과 문화유산 조사, 기업·주민 이전 등 과제도 남아 있다.
용인 국가산단은 약 235만평 부지에 삼성전자 팹 6개와 발전소, 협력화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6개 팹에는 총 36개 반도체 생산라인이 구축된다. 2023년 3월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뒤 2024년 12월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받았다.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산지를 깎아 나온 흙으로 낮은 농경지를 메우는 대규모 토목공사부터 거쳐야 한다. 1공구에서만 옮겨야 하는 토사가 약 1500만㎥다. LH가 이를 25t 덤프트럭 운행 횟수로 환산한 규모가 약 200만회다.
LH는 삼성전자에 팹 부지를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통상 1년 9개월가량 걸리는 설계와 발주 절차를 병행해 약 11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1공구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 사업자로 선정했다.
공사 과정에는 공공공사 최초로 공정 가속 기법을 도입한다. 시공사가 설계·시공 병행 등 공사기간 단축 방안을 제안하고 이에 필요한 추가 비용을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우건설이 제안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추후 확정한다. 보상과 공사 여건이 뒷받침되면 일부 부지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부지 조성과 함께 도로 확장·이설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도 45호선은 안성시 양성면 장서리에서 국가산단을 거쳐 용인시 처인구 남동까지 12.53㎞ 구간을 기존 4차로에서 6~8차로로 넓힌다. 약 8911억원 규모로, 국가산단과 인근 공공주택지구 조성에 따른 교통량 증가에 대응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하지만 지난 8월 첫 입찰에서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신청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참여를 검토했던 업체들이 공사 실적 요건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달청은 동일공사 실적 인정 기간을 최근 10년에서 20년으로 확대해 지난달 다시 공고했다. 새 공고상 입찰서 제출 마감은 내년 3월이며 공사기간은 착공일부터 1800일이다. 도로공사에도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방식을 적용하지만 시공사 선정 등 절차가 남아 있다.
문화유산 조사와 기존 기업·주민 이전도 주요 과제다. 산단 부지 내 문화유산 조사 대상은 총 27곳이다. 김성걸 LH 용인사업본부 단지조성1팀장은 “지난 9월부터 벌목과 문화유산 조사, 법정보호종 포획·이주 등 사전공사에 들어갔다”며 “이 같은 작업이 마무리돼야 본격적인 부지 조성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사유지의 약 99%에 대한 토지 보상이 완료됐다. 윤기종 LH 용인사업본부 보상판매팀장은 “일부 임야 소유자와 가격 문제로 초기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있지만 재결과 공탁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주민 임시거주지를 확보하고 공장과 축사 이전에 대한 요구 사항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단 조성으로 터전을 옮겨야 하는 기업들을 위한 이전 대책도 추진한다. 기존 기업 89곳 가운데 이전을 희망하는 52곳을 위해 약 15만평 규모의 기업이전단지를 우선 조성할 계획이다.
이날 용인 국가산단에 이어 찾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는 반도체 생산기지가 들어선 이후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었다. 임직원과 협력사, 건설인력 등 약 7만명이 근무하는 이곳에서는 P5 건설도 진행 중이었다. 평택캠퍼스 면적은 약 87만평으로, 용인 국가산단 전체 부지는 이보다 약 2.7배 넓다.
정부는 용인을 평택·화성·기흥·이천 등과 연계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가 팹을 짓고 생산시설을 가동하기까지는 부지 공급뿐 아니라 도로 등 기반시설도 갖춰져야 한다. 이달 시작하는 부지 조성공사와 각종 기반시설 공정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 향후 사업의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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