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드론배송 밀양] 밀양시, 공원·캠핑장까지 드론배송…'실증' 넘어 산업으로 갈까

  • 삼문동·하남읍 8곳서 주말 배송…야외 배달 사각지대 공략

  • 10월 공공배달앱 '땡겨요' 연계…전화 주문 넘어 모바일로

  • 드론산업 조례·배송 인프라 구축 추진…실증 이후 확장이 과제


경남 밀양시의 드론이 시민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음식점이나 편의점 배달이 쉽지 않았던 수변공원과 파크골프장, 캠핑장까지 드론이 물품을 나른다. 단순한 시범비행이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주문하고 물건을 받아보는 생활형 서비스다.

밀양시는 지난 23일부터 삼문동과 하남읍 일대 8곳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공원과 캠핑장 등 기존 배달망이 닿기 어려운 야외공간의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전국 30개 지방정부를 드론 실증도시로 선정해 물류와 재난 대응 등 생활밀착형 분야의 드론 활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사진밀양시
[사진=밀양시]

 

배달 어려웠던 공원·캠핑장…하늘길로 연결


이번 드론배송의 특징은 도심 중심의 일반 배달서비스와 다른 공간을 겨냥했다는 데 있다.

삼문동에서는 밀양청년센터와 삼문동 파크골프장, 분수공원, 밀양강 둔치 야외공연장, 가곡동 파크골프장 등 5곳에서 물품을 받을 수 있다.

하남읍에서는 수산제역사공원 홍보관과 하남파크골프장, 밀양아리랑오토캠핑장 등 3곳이 배송 거점이다.

운영시간은 매주 금·토·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용객은 지정된 수령구역에 비치된 가맹점 목록을 확인한 뒤 전용 상담센터를 통해 물품을 주문한다.

밀양처럼 관광지와 야외시설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곳에서는 기존 배달서비스가 닿기 어려운 공간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드론배송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시는 비행 전 안전점검과 관제시스템 모니터링을 상시 실시하고, 기상 악화 시에는 운항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전화 주문에서 앱으로…'땡겨요'와 드론 연결


현재 주문은 전화로 이뤄지지만 다음 단계는 모바일이다.

밀양시는 오는 10월 공공배달앱 '땡겨요'와 드론배송을 연계해 모바일 주문·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이용자가 현장에서 가맹점 목록을 확인하고 전화로 주문하는 현재 방식보다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밀양시는 올해 경남도가 실시한 공공배달앱 활성화 평가에서도 18개 시·군 가운데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드론배송과 공공배달앱이 실제로 연결되면 기술 실증에 머물렀던 서비스가 기존 배달 플랫폼과 결합하는 첫 단계가 된다. 향후 이용건수와 참여 가맹점, 반복 이용 여부 등은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조례부터 배송 인프라까지…'실증 이후' 준비


밀양시는 배송서비스와 함께 제도와 기반시설 마련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밀양시 드론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어 6월에는 드론 배송 인프라 구축사업 용역 제안서 평가위원을 모집했고, 7월에는 해당 용역의 제안서 평가결과도 공개했다.

배송서비스 하나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적 기반과 실제 배송 인프라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밀양시는 앞으로 드론비행장 기반시설 조성과 국·도비 사업 발굴 등을 통해 드론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다.

다만 현재 밀양의 드론 정책은 울주군처럼 산불 감시와 물류, 행정, 교육, 축제 등 여러 분야에서 장기간 사업이 축적된 단계와는 차이가 있다.

밀양은 이제 배송 실증과 제도·인프라 구축에 첫발을 내디딘 단계다. 앞으로 드론 활용이 농업이나 재난 대응, 시설관리 등 다른 공공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련 인력과 기업 기반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다.
 

실증 넘어 산업으로…지속가능성이 다음 시험대


정부의 드론 실증도시 사업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실제 지역에서 시험하는 사업이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공모사업 기간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사업이 끝난 뒤에도 배송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실제 수요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배송 거점을 늘리는 것만으로 지역 드론산업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운항과 관제, 정비, 전문인력 양성, 관련 기업과 실증 인프라가 함께 성장해야 지역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밀양시는 올해 드론산업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배송 인프라 구축에 착수한 데 이어 실제 시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배송서비스까지 시작했다.

이제 관심은 드론이 몇 차례 물건을 나르느냐보다 이 경험을 다른 공공서비스와 지역산업으로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에 쏠린다.

밀양시의 드론배송은 하늘길을 연 첫 단계다. 그 길이 일회성 실증을 넘어 새로운 산업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운영 성과와 후속사업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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