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美 공격 패배"…호르무즈 통제 구상 공식화

  • "미국 공격 실패" 주장하며 반미 노선 강화

  • 외신 "해협 긴장 고조 시 글로벌 공급망 충격 우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초상 사진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초상 [사진=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의 군사 개입을 '패배'로 규정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새로운 질서 구축을 선언했다.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송로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페르시아만의 날'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미국의 공격은 수치스러운 실패로 끝났다"며 "이제 역내에서 외세 영향력을 완전히 제거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적대 세력의 이용을 차단하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자국 안보와 직결된 전략 거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페르시아만은 이란과 무슬림 세계의 정체성과 직결된 공간"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존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미군 기지는 취약하며 지역 안정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해협 운영과 관련해 법적·군사적 통제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과학기술과 군사 역량을 총동원해 영토와 해양 주권을 수호하고 역내 국가들과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언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처음 나온 강경 메시지로 해석된다. 하메네이는 부친 사망 이후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공개 발언을 자제해 왔으나 이번에는 직접 입장을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외신들은 이번 구상에 대해 실현 가능성보다는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실제로 해협 통제력을 강화하려 할 경우 미국과 걸프 국가들의 대응을 촉발해 군사적 긴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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