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담합은 암적 존재…영구 퇴출, 원칙과 절차 속에서 단호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담합 행위를 “국민 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고 규정하며, 반복 기업에 대한 시장 영구 퇴출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설탕, 밀가루, 육고기, 교복, 부동산 등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반시장적 담합이 뿌리 깊다는 진단도 내놨다. 방향은 옳다. 시장을 좀먹는 담합은 자유경쟁의 적이고, 결국 국민의 지갑을 턴다.

담합은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 가격 인상이 들어서고, 혁신은 멈춘다. 소비자는 선택권을 잃고, 중소기업은 시장 진입 기회를 잃는다. 몇몇 기업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후생이 희생되는 구조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세우지 못하면 산업 전반이 카르텔의 포로가 될 수 있다.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형식적 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 과징금이 담합 이익보다 낮다면 억지력은 없다. 담합으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고, 그 이상을 부담하게 하는 실질적 제재가 필요하다. 반복·상습적 위반에 대해서는 공공입찰 제한, 인허가 제한, 경영진 책임 강화 등 단계별 제재를 체계화해야 한다. 범정부 공조도 필수다.

다만 ‘영구 퇴출’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시장 질서를 세우겠다는 의지가 자의적 제재로 오해받아서는 안 된다. 법적 명확성, 비례성, 적법절차가 담보되지 않으면 정책은 힘을 잃는다. 단호함과 함께 법치의 정교함이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정보 비대칭과 이해관계가 얽힌 영역일수록 담합과 유사한 교란 행위가 스며들기 쉽다. 가격 왜곡을 방치하면 청년과 서민의 사다리는 더 멀어진다. 공정위의 조사 역량을 확충하고, 내부 고발 보호와 보상 체계를 강화해 은밀한 카르텔을 드러내야 한다.

공정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집행으로 증명된다. 정부는 엄정한 법 집행과 투명한 절차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기업 역시 단기 이익의 유혹을 끊고 준법경영을 일상화해야 한다. 담합을 뿌리 뽑는 일은 반기업이 아니라 친시장이다. 기본과 원칙을 세울 때, 시장은 살아난다.
 
이재명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19
이재명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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