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해 동맹국들과 '무역 블록'을 결성하고 가격 하한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글로벌 경제 공동체에 매우 비판적 자세를 취해 온 트럼프 행정부였지만 방위·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은 미국 홀로 중국에 맞서기가 역부족인 만큼 우방국들과 연대해 미국의 공급망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J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회의 기조연설에서 자립적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서방 세계의 집단 행동을 촉구하며 가격 하한제 도입을 선언했다.
가격 하한제는 중국의 덤핑(저가 밀어내기 수출) 등으로 광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관세 부과 등을 통해 최소한의 가격선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는 중국의 독보적인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광물 업계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온 방안으로, 서방 기업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보호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 정제·가공의 80% 이상을 틀어쥐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핵심광물 무역 블록에 대해 "실효성 있는 가격 하한제를 통해 외부 교란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핵심광물 우대 무역지대"라면서 "생산단계별로 핵심광물의 기준가격을 설정해 현실 세계의 공정한 시장 가치를 반영한 가격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값싼 핵심 광물을 시장에 대량으로 유입시켜 우리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 7개국(G7), 호주, 인도,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총 54개국과 유럽연합(EU) 대표단이 참석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 같은 핵심광물 무역블록을 '포지(FORGE) 이니셔티브'로 부르며 "협력 관계를 맺고자 하는 55개 파트너 국가가 있으며 이미 다수가 (참여 협정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6월까지 포지의 의장국을 맡고, 포지 참여국은 전신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기반으로 정책과 프로젝트 양면에서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하는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MSP에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영국 등 16개국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그동안 한국이 의장국을 맡았다.
이에 미 국무부는 이날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을 포함한 11개국과 양자 핵심광물 양해각서(MOU) 및 프레임워크를 체결했다고 발표했고, 미 무역대표부(USTR)는 EU 및 일본과 3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EU는 향후 30일 내에 핵심광물 공급망 보호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로 인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EU 역시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AP는 그린란드, 베네수엘라 사태를 지적하며 "다른 나라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번 회의는 미국이 국가 안보의 핵심 우선순위로 여기는 사안과 관련해서는 관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인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한편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 과정에서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겪은 위기감을 계기로 미국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일본,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과 잇달아 핵심광물 협력 강화에 합의했으며, 지난 2일에는 120억 달러(약 17조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볼트(Vault)'도 발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