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조선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철강·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과 내수 산업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제조업 전반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특정 산업에 성장 동력이 과도하게 쏠리는 구조가 장기화하면 산업 기반 약화는 물론 고용·지역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업 구조 전환과 취약 업종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7094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새해 첫 달 수출액도 전년 대비 33.9% 늘어난 658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연간 7000억 달러 수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품목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최근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산업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1.9% 급증한 1753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인공지능(AI) 붐이 겹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잇따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승용차와 선박 수출도 각각 0.3% 증가한 685억 달러, 24.0% 늘어난 304억 달러로 집계됐다.
문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편중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했다. 반도체 비중은 2023년 16%에서 2024년 21%로 확대된 데 이어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와 승용차, 철강제품, 석유제품, 선박 등 5대 수출 품목이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2%에 달했다. 2022년 47%, 2023년 46%, 2024년 49% 등으로 절반을 밑돌던 점을 감안하면 수출 구조에 편중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는 주춤한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내놓은 ‘202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의복 등 준내구재(-2.2%)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면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4.5% 증가했다.
광공업 출하 역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전체 출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수출 출하가 3.7% 늘어난 반면 내수 출하는 2.6% 감소한 영향이다. 품목뿐 아니라 내수와 수출 전반에서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역시 산업별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5일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은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철강과 석유화학 등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재정과 구조조정 등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제조업 AI 전환(M.AX)을 통해 제조업 전반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첨단 기술 기반 전략을 통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데이터 생성·공유·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부문별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 사업에 착수하고 AI 팩토리 수출 기반 마련, 지역 AX 확산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구조 전환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술 도입과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한국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인력 대책 등 부작용에 대한 대응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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