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일자리 정책의 중심축을 ‘고용’에서 ‘창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과 로봇 확산으로 기존 일자리가 빠르게 대체되는 국면에서, 창업을 새로운 일자리 해법으로 삼겠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시대 변화에 부합한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정부가 지원하고, 창업 오디션 우승자에게 최대 1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구상 역시 과거 정책과는 분명히 다른 시도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이 옳다고 해서 실행이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창업은 고용의 ‘보완재’가 될 수는 있어도, 고용을 ‘대체’할 수는 없다. 이 점을 혼동하는 순간, 정책은 희망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첫째, 창업의 성공 확률은 냉정하게 낮다. 소수의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다수의 실패가 전제되는 구조가 창업 생태계의 현실이다. 정부가 아이디어 단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는 것은 도전의 문턱을 낮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실패의 비용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구조라면 이는 ‘기회의 확대’가 아니라 ‘위험의 확산’에 불과하다.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일수록 실패 이후의 회복 경로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둘째, 현재의 경제 여건은 창업 친화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고금리·고물가 국면, 소비 위축, 자영업자 연쇄 폐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창업이 가장 효과적인 일자리 해법”이라는 메시지는 현장의 체감과 거리가 크다. 창업은 경기의 결과이지, 경기 침체의 만능 해법은 아니다. 특히 생계형 창업이 늘어날수록 구조조정은 지연되고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셋째, 정부가 경계해야 할 것은 ‘정책의 낭만화’다. 창업을 도전과 혁신, 미래라는 언어로 포장하는 순간, 실패는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기 쉽다. 국가는 창업가에게 용기를 요구하기 전에, 실패해도 존엄이 훼손되지 않는 제도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재도전 지원, 파산·회생 제도의 실질화, 사회보험과의 연계 없이는 창업 장려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 정책의 본질은 선택지를 늘리는 데 있다. 안정적인 고용, 유연한 전직, 감당 가능한 창업이 균형을 이룰 때 노동시장은 건강해진다. ‘고용이냐 창업이냐’의 이분법은 정책을 단순화할 뿐,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창업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다시 설 수 있는 바닥을 까는 일이다. 창업이 해법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언제나 안전망이어야 한다. 이것이 기본이고, 원칙이며,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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