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SK실트론 품고 반도체 기업 도약...최대 5조원대 빅딜

  • 두산, SK실트론 새 주인에 '낙점'...체질개선 기대

  • 세계 3위 웨이퍼 기업 인수로 수직 계열화 완성

사진두산
[사진=두산]
두산그룹이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을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SK㈜는 7일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전문기업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로 알려졌다. 전체 회사 가치가 5조원 수준이라는 평가를 고려하면 이번 인수 규모는 3조∼4조원대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나머지 SK실트론 지분 29.4%를 이번에 함께 매각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산그룹은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와 자회사 엔지온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소재·장비 사업을 육성하며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다. 이번 SK실트론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반도체 웨이퍼 분야 포트폴리오가 추가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산은 두산테스나와 ㈜두산의 전자BG(전자비즈니스) 사업부, SK실트론을 세 축으로 반도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두산테스나는 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를, ㈜두산 전자BG사업부는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 생산을 맡고 SK실트론은 맞춤형 웨이퍼를 공급하는 구조다.

㈜두산 내 전자BG 사업부는 올해 3분기 별도 매출 439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조319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1조72억원)을 넘어섰다. 

SK실트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해 SK그룹 편입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 없는 '알짜 기업'으로 평가됐다. AI 수요 확대와 주요 고객사의 가동률 상승 등에 힘입어 중장기 업황 전망도 비교적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SK실트론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지난 6월에는 국내외 사모펀드를 포함해 5∼6곳이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3분기 최종 인수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매각 조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지연됐다.

이후 두산이 지난 10월 SK실트론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양측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최종 인수 계약을 위한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반도체 후방산업 수직 계열화를 위해 SK실트론 인수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등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1조5000억원이 넘는 인수·합병 실탄을 마련한 만큼 거래가 최종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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