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최종 승인… 12개 노선 7조 2725억 투입

철도 소외지·신도시·산단 잇는 맞춤형 노선 대거 포함

GTX·국철·광역철도와 연계한 입체 교통체계 구축

[사진=경기도]

경기도는 향후 10년간 도 전역의 철도 인프라 확충 방향을 담은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을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고시받았다. 이에 따라 김포·고양·성남·용인·수원·양주 등 도내 곳곳에서 신규 도시철도 노선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 12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국토교통부는 12월 12일자로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승인·고시했다. 이번 계획에는 지난 1차 계획에서 미추진된 6개 노선과 새롭게 발굴된 6개 노선을 포함해 총 12개 노선이 반영됐다. 총 연장 104.48㎞, 총사업비 7조 2725억원 규모로, 도는 중장기 철도 교통정책의 기본 틀"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추진 배경으로 인구 증가와 승용차 중심 교통 구조를 꼽았다. 도는 2040년 도 인구가 1440만 명으로 현재보다 약 8.2% 늘고, 일일 통행량도 4150만 통행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 승용차 분담률이 61.2%에 이르는 반면 철도 분담률은 5.6%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철도 밀도(영토 1㎢당 0.052㎞) 역시 일본(0.072㎞), 영국(0.067㎞) 등에 비해 낮아 철도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이번 계획 수립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경기연구원이 수행한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연구 용역을 토대로 이뤄졌다. 경기도는 지난 1차 계획의 추진 상황과 최근 사회·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해 2차 계획(안)을 재구성했고, 2023년 12월 계획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와 도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2024년 7월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신청했다. 이후 전문 연구기관 검토,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 협의, 도시교통정책실무위원회, 국가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치며 보완 작업을 진행했고, 이번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철도 소외 지역과 신도시·산업단지를 잇는 신규 6개 노선이다. 김포골드라인 학운연장은 김포골드라인 양촌역과 인천 2호선 검단오류역을 연결하는 7.04㎞ 구간(사업비 7395억원)으로, 양촌·학운 산업단지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검단·김포 지역 광역철도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판교오포선(9.50㎞, 9451억원)은 신분당선·경강선 판교역과 광주시 오포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상습 정체 구간인 국지도 57호선 태재고개 교통난 해소와 함께 판교테크노밸리와 경기 동남권을 잇는 축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동백신봉선(14.70㎞, 1조 7910억원)은 용인경전철 동백역과 신봉 일대를 잇는 노선으로, 동백·신봉 등 신도시·주거지의 철도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 지역에는 트램 2개 노선이 포함됐다. 가좌식사선(13.37㎞, 4111억원)은 고양시 가좌지구와 식사지구를 연결하는 트램으로, 철도 서비스 취약지로 꼽혔던 두 지역을 잇는 내부 교통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대곡고양시청식사선(6.25㎞, 2354억원)은 GTX-A·서울 3호선·서해선·경의중앙선·교외선이 지나는 대곡역에서 고양시청을 거쳐 식사지구를 연결하는 트램으로, 창릉2지구 광역교통 개선대책의 하나이자 대곡역 환승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양주 덕정옥정선(3.90㎞, 4018억원)은 7호선 옥정역과 경원선 덕정역을 연결해 양주 옥정 신도시의 철도 접근성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1차 계획에 포함됐으나 미추진 상태였던 6개 노선도 이번 2차 계획에 재반영됐다. 월곶배곧선(5.50㎞, 2682억원)은 수인분당선 월곶역과 배곧 R&D를 잇는 트램으로, 수인분당선과의 환승 편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모란판교선(3.94㎞, 5265억원)은 8호선·수인분당선 모란역과 신분당선·경강선 판교역을 연결해 동남권 교통 수요를 분산시키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선 연장(6.80㎞, 7046억원)은 수인분당선·용인경전철 기흥역에서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까지 이어져 분당선·신분당선·용인경전철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광교·용인권 접근성을 높인다.

수원도시철도 1호선(6.72㎞, 2852억원)은 경부선·수인분당선 수원역과 한일타운 인근을 잇는 트램으로, 수원역의 환승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성남도시철도 1호선(9.90㎞, 3374억원)은 판교역과 성남 상대원동 산업단지를 연결해 판교와 성남 산업단지 간 접근성을 높이고, 성남도시철도 2호선(총 16.86㎞, 6264억원)은 금토동~정자역을 남북으로 잇는 본선(10.90㎞)과 운중동~백현동을 동서로 연결하는 지선(5.96㎞)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판교테크노밸리, 정자동 업무지구, 분당 주거지를 연결하는 내부 순환 기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도는 이번 계획이 단순한 노선 나열이 아니라, 인구 증가와 도시 구조 변화를 반영한 중장기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는 승인·고시 이후 각 노선별 사전타당성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군 재정계획 수립 시 철도사업에 재원이 우선 배분되도록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또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병행해 재정 부담을 분산하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울러 도는 고속철도 확대, 지역 균형발전, 광역 통근 교통 개선을 위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고속철도 3개, 일반철도 8개, 광역철도 29개 등 40개 노선을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로, 이번 도시철도망 계획과의 연계를 통해 도 전역의 철도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완성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올해는 증기기관차 상용화 200년, 종로전철 개통 126년을 맞는 해로, 철도가 우리 삶을 바꿔 온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시점"이라며 "경기도 역시 1420만 도민의 열망과 희망을 담은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성실하게 추진해 도민 누구나 더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철도 중심 교통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