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역에서 피클볼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코트로 몰리며 기존 테니스와 배드민턴의 지형까지 뒤흔들고 있다. 단순한 운동을 넘어 세대와 도시를 잇는 새로운 생활 문화로 자리 잡은 피클볼이 베트남 사회의 일상을 빠르게 바꾸는 추세다.
1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 VnExpress는 피클볼이 베트남에서 생활 스포츠의 흐름을 단기간에 뒤바꾸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탁구와 테니스, 배드민턴 등 기존의 주요 라켓 스포츠를 결합한 스포츠인 피클볼은 운동과 사교가 결합된 스포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피클볼은 현재 베트남에서 수백만 명이 즐기는 스포츠로 거듭난 가운데 더 이상 단순한 운동이 아닌 생활 문화의 중심에 올라선 모양새다.
특히 베트남 내 피클볼 참여 인구는 지난해 초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노이 빈뚜이 지역 중학교 교사 투 투이 씨는 "남성 복식팀과의 경기를 마친 뒤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동료들과 나누며 피클볼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투 투이 씨는 "어린 시절부터 즐겨 했던 탁구와 달리 성인이 된 이후 함께할 종목을 찾기 어려웠다"며 "피클볼은 서로 다른 취향을 지닌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모으는 장점이 있어 일주일에 최대 일곱 번 코트를 찾아 사람들과 치고 있다"고 밝혔다. 투 투이씨는 "한 번만 피클볼을 쳐 봐도 대부분 매력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베트남의 피클볼 인식 성장률은 152%를 기록하면서 아시아 최고치를 나타냈다.
통계 방식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는 의문도 있으나 현장에 가보면 체감 열기는 확실하다. 구글 트렌드는 올 한 해 동안 피클볼 라켓이라는 검색어가 총 230만 건에 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같은 기간 축구 관련 검색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데이터 플랫폼 Metric.vn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피클볼 관련 제품 매출이 약 1조동(약 560억원)에 근접했다고 발표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같은 기간 라켓 약 140만 개가 판매됐고 총 4000억동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89% 증가한 기록이다. 장비 시장도 795% 증가했다.
사실 2023년 중반까지만 해도 베트남에서의 피클볼은 호찌민 시의 몇 개의 코트에서 제한된 사람들만 즐겼다. 당시 테니스 코치 출신 마인세븐 씨가 향후 대중화를 전망했을 때 주변의 시선은 회의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판 푹 닷 씨는 자신의 클럽 외에도 전국적으로 500명 이상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종목을 가르쳐 왔으나 이 정도의 확산 속도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마인세븐 씨는 "현재 1000개 이상의 코트가 존재하며 사람들도 이미 수백만 명에 이르렀다고" 추정했다. 한때 비웃음을 샀던 그의 유튜브 채널은 월 700만~100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고급 레슨 비용은 회당 200만~300만동(약 11~17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피클볼 확산의 원인을 운동 이상의 사교적 경험에서 찾았다. UPA 아시아 조사에서 참가 이유는 오락 35%, 건강 33%, 새로운 관계 형성 27%라는 설문이 이를 증명한다. 서브와 점수 계산을 포함한 기본 규칙은 약 30분이면 익힐 수 있어 빠른 성취감이 형성되는 점도 중독 요소로 분석됐다.
입문 장벽이 낮은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판푹닷 씨는 남녀노소가 동일 코트에서 겨룰 수 있는 드문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마인세븐 씨는 실력이 부족해도 비난을 받지 않고 낯선 사람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구조가 피클볼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피클볼은 쉬워 보이지만 운동 강도는 높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요가나 빠른 걷기보다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며 심혈관과 신경근육 기능 강화에도 효과적이다. 마인세븐 씨는 피클볼을 한 시간만 해도 몇 시간의 다른 운동량에 해당하는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의 수강생 가운데 5kg에서 7kg 감량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으로도 베트남에서는 피클볼이 지역과 세대를 연결하는 생활 기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스포츠계의 편견을 넘어서 사회적 소통과 신체적인 장점까지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종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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