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태양의 카르텔' 테러단체 지정…"마두로가 우두머리"

  • 트럼프, 마두로와 직접 대화 가능성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태양의 카르텔)를 '외국 테러 단체'(FTO)로 공식 지정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조직의 실질적 우두머리로 지목했다. 마두로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로 대베네수엘라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태양의 카르텔이 미국으로 불법 마약을 반입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날 FTO 지정을 공식 발표했다. 

태양의 카르텔은 1990년대 마약 부패에 연루된 베네수엘라 고위 군 장교들을 지칭하던 표현으로, 당시 장교 제복에 태양 문양(‘솔레스’) 계급장이 붙어 있던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FTO로 지정되면 조직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에는 또 다른 베네수엘라 기반 카르텔인 '트렌데아라과'를 FTO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태양의 카르텔이 "존재하지도 않는 단체"라며 이번 FTO 지정을 "우스꽝스러운 조작"이라고 일축했다.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이는 불법적이고 비합법적인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비열한 거짓말이며, 이전의 모든 공격과 마찬가지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목적은 베네수엘라가 가진 석유, 가스, 금, 광물 등을 확보하는 것뿐"이라며 이번 조치가 "이를 위한 불법적이고 비합법적인 정권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밀매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최근 수개월 동안 공해상에서 마약운반선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선박을 폭격해 최소 80명이 사망했다. 이와 병행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군사력 전개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가 해당 지역에 파견되며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날 푸에르토리코 미군과 주변 해역의 전함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해당 방문은 미국이 이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한 뒤 두 번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FTO 지정이 결국 마두로 정권 축출을 위한 군사적 개입 명분을 쌓는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조치가 "미국에 새로운 옵션들을 대거 가져올 것"이라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FTO 지정이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직 재무부 고위 관리는 "여러 기관과 함께하는 수많은 회의에 참석했지만, 어떤 단체를 FTO로 지정하는 것이 곧 군사 행동의 기준을 충족시킨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테러 조직의 수장으로 지목한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의 직접 대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과의 통화 계획을 보좌진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를 두고 미국의 군사 공격이 아직 임박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통화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계획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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