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닝닝 반대 청원 8만"…中·日 갈등, 에스파로 불똥 튀었다

걸그룹 에스파aespa 멤버 닝닝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에스파 첫 정규 앨범 Armageddon아마겟돈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2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걸그룹 에스파(aespa) 멤버 닝닝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에스파 첫 정규 앨범 'Armageddon(아마겟돈)'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2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일본과 중국의 외교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한국 K팝까지 번지며 에스파(aespa) 중국인 멤버 닝닝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일본에서 에스파가 올해 NHK 연말 특집 ‘홍백가합전’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닝닝의 무대 참여를 막아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됐다. 해당 청원은 지난 17일 글로벌 플랫폼 ‘체인지’에 게시됐고, 하루 만에 5만 명을 넘기며 빠르게 확산됐다. 21일 기준 동의자는 8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홍백가합전은 일본의 중요한 공식 행사”라며 “역사의식이 부족한 언행은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고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판 여론은 닝닝의 2022년 SNS 게시물이 다시 소환되며 더욱 세졌다. 당시 닝닝은 원자폭탄 폭발 직후 형성되는 ‘버섯구름’을 연상시키는 조명 사진을 올려 일본 온라인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 중·일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과거 논란이 중국 국적 문제와 얽히며 다시 공격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걸그룹 에스파 멤버 닝닝의 버섯구름 모양 조명 논란 사진홍콩 성도일보 캡처
에스파 닝닝의 버섯구름 모양 조명 논란 [사진=홍콩 성도일보 캡처]

한편 중국에서는 일본 연예인들의 ‘하나의 중국’ 지지 발언이 잇달아 나오며 또 다른 논쟁이 번지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일본 가수 메이리아(MARiA)는 18일 웨이보에 “중국은 나의 두 번째 고향이며, 나는 영원히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적었다. 일본 배우 야노 코지도 같은 날 “중국은 나에게 새로운 ‘집’을 느끼게 한 곳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영원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들의 발언이 중국 활동 유지와 관련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일본에서는 “중국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국 연예인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정치적 압력을 받는 모습이 대비되면서 갈등이 오히려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번 긴장의 배경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이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조건인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중국은 이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정면으로 건드린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일본 내 반중 여론도 함께 치솟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항의에도 발언 철회 의사가 없다며 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치적 갈등은 연예 산업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 음원 플랫폼 QQ뮤직은 17일 일본 보이그룹 JO1의 광저우 팬미팅을 “불가항력적 사유”로 전격 취소했다. 구체적인 이유 설명은 없었지만, 현지 연예계는 중·일 외교 갈등의 직격탄을 맞은 사례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에서는 중국인 K팝 멤버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중국에서는 일본 연예인의 활동이 제약되는 등 양국 갈등이 문화·음악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일 관계 악화가 지속될 경우 이러한 흐름이 더 넓게 퍼지며 장기적인 긴장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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