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대사 "한미동맹, 장기적으론 '분리' 이뤄질 수도"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3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 대사관저인 하비브 하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823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023년 8월 23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 대사관저인 '하비브 하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양국이 동맹 현대화에 합의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안보 협력이 강화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로의 전략적 초점이 달라지고 한국의 자립 역량이 커지면서 동맹이 점차 이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밴플리트 정책 포럼'에서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허용 등 최근 논의 중인 사안들을 언급하면서 "이 모든 건 단기적으로 (한미 간) 통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러면서도 "더 길게 보면 분리(separation)가 더 이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미국은 초점을 다른 데에 둘 것이고, 한국은 이 모든 조치 덕분에 북한을 더 쉽게, 더 자신 있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초점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북한이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했지만 이제는 훨씬 더 (초점) 범위가 넓으며 다른 유형의 관계"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한미동맹의 구조적 변화를 뜻하며, 그는 이를 ‘동맹의 변형(transformation)’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미 정상이 전날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을 두고 "김정은이 (대화로) 돌아오게 하는 것을 실제로 더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역 합의와 관련해서는"여러 면에서 일방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도 얻은 게 있다"면서 핵추진 잠수함과 핵연료를 두고 "이 두 개는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 때, 그리고 이제 이재명 대통령하에서 몇 년간 매우 강하게 요구해온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달리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해 합의의 세부 내용까지 확정해 문서에 담고자 했고, 그 때문에 오히려 불리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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