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제작된 신흥사 '시왕도', 美서 70년 만에 귀환

  • 美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반환 결정

속초 신흥사 시왕도 중 제10오도전륜대왕도第十五道轉輪大王圖 사진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속초 신흥사 시왕도 중 제10오도전륜대왕도(第十五道轉輪大王圖) [사진=메트로폴리탄미술관]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불화인 신흥사 '시왕도'가 70여년 만에 반환된다.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와 14일 '시왕도'가 강원 속초시 설악산 신흥사에 반환된다고 밝혔다. 

신흥사 불화 '시왕도'는 6·25 전쟁 이후 속초 지역 미군정 시기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왕도는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서 심판을 주관하는 열 명의 대왕을 그린 불화로, 불교의 사후세계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번에 귀환하는 신흥사 '시왕도'는 1798년(정조 22년)에 조성된 것으로 열 명의 지옥 왕 가운데 열번째 왕을 그린 '제10오도전륜대왕도(第十五道轉輪大王圖)'다. 가로 91.4cm, 세로 116.8cm 크기의 정교한 필선과 채색이 돋보인다. 원래 신흥사 명부전에 걸려있었으며,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종교적·역사적 중요성도 높다.

위원회와 신흥사는 2023년부터 미술관과 협의를 시작하여 실태조사를 통해 작품이 신흥사 '시왕도'임을 확인했고, 2024년 10월에는 미술관에 공식 반환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2025년 7월 재차 방문 협상에서 반환 합의라는 결실을 맺었다.
 
1954년 초여름 촬영한 명부전 내부의 시왕상과 시왕도사진속초시립박물관
1954년 초여름 촬영한 명부전 내부의 시왕상과 시왕도[사진=속초시립박물관]

미술관은 작품의 역사적 배경과 소장 경위를 면밀히 검토하고, 문화유산의 본래 의미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협의에 임했다. 글로벌 문화기관으로서의 성숙한 책임감과 문화적 연대의 모범을 보여줬다. 

신흥사 '시왕도'의 반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에 소장되어 있던 6점의 '시왕도'가 이미 한국으로 돌아왔다. 

맥스 홀라인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관장 겸 CEO는 “이 중요한 예술 작품의 반환을 위해 위원회 및 신흥사와 협력하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미술관은 한국의 동료 및 기관과 협력해온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동의 노력을 계속하여 한국 예술에 대한 세계의 이해와 인식을 고취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상래 위원회 이사장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나머지 3점의 시왕도 역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