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에서 브랜드별 성장 방향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메가MGC·컴포즈·빽다방 등 저가 브랜드는 '가성비'를 무기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는 '머무는 경험'에 집중하며 점포 수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디야·할리스·커피빈 등 중저가 브랜드는 매장 감소가 이어지며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이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의 전국 매장 수는 2022년 2173개에서 2025년 3998개로 3년 새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컴포즈커피는 1901개에서 2844개로, 빽다방은 1231개에서 1844개로 확대됐다.
세 브랜드의 공통점은 테이크아웃 중심의 효율적 운영과 합리적인 가격 전략을 앞세워 경기침체 속 가성비 커피 수요를 흡수했다는 점이다. 가맹비·인테리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창업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매장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공간 경험'을 강화한 브랜드가 꾸준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22년 1700개에서 올해 3분기 기준 2076개로 늘었고, 투썸플레이스 매장 수도 2022년 1558개에서 2025년 10월 말 기준 1725개로 확대됐다. 고급 인테리어와 디저트 중심 메뉴, 장시간 체류가 가능한 매장 설계로 머무는 카페 수요를 흡수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들 브랜드는 공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국 특수 상권에 리저브 매장을 빠르게 늘리는 가운데 올해는 서울 중심지인 광화문에 '리저브광화문' 매장을 개점하며 상징성을 높였다. 일부 매장에서는 느린 우체통이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체험형 요소를 도입해 방문 동기를 강화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9월 차세대 프리미엄 매장 '투썸 2.0 강남'을 연 데 이어 이달 8일에는 한옥의 정서와 현대적 구조미를 결합한 '투썸 2.0 안국'을 선보이며 체류형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중저가 브랜드들은 매장 수가 줄어들며 확장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이디야커피는 2022년 3019개에서 2024년 2562개로 감소했으며, 올해도 추가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할리스는 2022년 538개에서 올해 458개로, 커피빈은 241개에서 202개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속 중간 가격대의 매력이 약해지면서 가격은 저가보다 높고 공간 경쟁력은 프리미엄에 못 미치는 중저가 브랜드가 소비자 유입에서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장 감소와 관련해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폐점의 상당수는 7년 이상 운영한 장기 매장으로, 임대차 만료나 점주의 개인 사정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며 "물가·임대료 상승 등 외부 요인도 작용한 만큼 현재는 가맹점 수익성과 생존력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운영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디야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브랜드 모델을 도입하며 배우 변우석을 앞세웠고, 최근에는 아이돌 보이넥스트도어를 모델로 기용해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또 서울 논현동의 '이디야커피랩'을 전면 리뉴얼해 커피 연구 기능에 고객 체험 요소를 더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이디야커피랩의 기존 정체성인 커피 연구·메뉴 개발 기능은 유지하되, 커피를 중심으로 식사·음료·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경험 전반을 확대한 형태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실속형 브랜드와 공간 경험을 중시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각자 확실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중간 가격대 브랜드는 정체성을 명확히 재정립하지 않으면 향후 시장 내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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