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으로 몸집 줄이기… 유통업계 인력 구조조정 '도미노'

  • 유통가 전반에 2~3개월 단위 감원 확산

  • 실적 둔화 속 비용 효율화 압박 심화

  • 구조조정, 단기 대응 넘어 체질 개선으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챗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챗GPT]

올해 유통업계에서 희망퇴직이 2~3개월 간격으로 반복되는 등 인력 구조조정이 번지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편의점·식품·면세·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을 가리지 않고 업계 전반에 비용 효율화 압력이 한층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통합 멤버십 엘포인트를 운영하는 롯데멤버스는 전날 45세 이상(1982년 이전 출생)·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2015년 창사 후 첫 희망퇴직으로, AI(인공지능) 도입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맞춘 전략적 결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창사 75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롯데칠성음료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 지속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LG생활건강이 뷰티 사업부 내 판매·판촉·강사 직군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면세점·백화점 등 전통 채널 축소에 따른 인력 조정과 맞물린 조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지난달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유통가를 덮치고 있는 희망퇴직 도미노는 올해 초부터 계속됐다. 앞서 4월에는 현대면세점·신라면세점·롯데웰푸드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고, 6월에는 1세대 이커머스인 11번가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특히 11번가는 7~8월 추가 신청 접수까지 진행하며 사실상 수개월 간격으로 인력 감원을 이어갔다. 올해만 놓고 보면 주요 유통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2~3개월 단위로 반복된 셈이다.

이는 내수 부진 장기화와 수익성 둔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9976억원, 영업이익 8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 9.9% 감소했다. 3분기 실적이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상반기 부진 만회를 위해 비용 효율화 필요성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역시 뷰티사업 부진이 인력 조정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LG생활건강 매출은 3조3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6.3% 줄어든 1972억원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단기 비용 절감을 넘어 체질 개선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정비 비중이 높고 매출 회복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는 상황에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소비 회복이 더뎌 기업들이 인건비나 운영비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곳들은 내년까지도 효율성 중심의 경영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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