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추수감사절 메시지'란 제목의 주주서한에서 "버크셔 주주들이 그레그에 대해 찰리와 내가 오랫동안 누려온 신뢰감을 갖게 될 때까지 상당량의 A주를 보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그레그'는 버크셔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지명된 에이블 부회장을, '찰리'는 2년 전 별세한 오랜 동반자이자 부회장이었던 찰리 멍거를 뜻한다.
버핏 회장은 에이블 부회장이 "그 정도의 신뢰를 얻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자녀들은 이미 버크셔 이사들과 마찬가지로 그레그를 100%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이 지난 5월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 계획을 밝힌 이후 버크셔 주가는 약 6개월 동안 10% 넘게 하락했다가 최근 들어 일부 회복세를 보이며 연초 대비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상승률(약 16%)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버핏 회장은 서한에서 "그레그 에이블은 내가 처음 그를 버크셔의 차기 CEO로 고려했을 때 가졌던 높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다"며 "그는 내가 이해하는 것보다 우리 사업과 인력을 훨씬 더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많은 CEO가 고려조차 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매우 빠르게 배우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저축과 나의 저축을 관리할 사람으로 그레그보다 더 나은 CEO, 경영 컨설턴트, 학자, 정부 관계자 등 누구라도 떠올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버크셔 지분을 보유한 체비엇밸류매니지먼트의 대런 폴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서한이 변화하는 경영진에 대해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의 기업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버크셔의 사업들은 전체적으로 평균보다 나은 전망을 갖고 있다"며 "내가 아는 어떤 기업보다도 치명적인 재앙을 맞을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 주가는 변덕스럽게 움직일 것이며, 현 경영진 하에서 60년 동안 세 차례 발생했던 것처럼 가끔 50% 정도 하락할 수도 있다"며 "절망하지 말기를 바란다. 미국은 다시 돌아올 것이며 버크셔 주가도 그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은 이번 서한에서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내 자녀들은 모두 일반적인 은퇴 연령을 지난 72세, 70세, 67세에 이르렀고, 세 자녀 모두가 나처럼 노화가 지연되는 특별한 행운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실수일 것"이라며 "신탁 관리인이 그들을 대신하기 전에 그들이 내 전 재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세 재단에 대한 생전 증여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크셔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이날 버크셔 A주 1800주를 B주 270만주로 전환해 자녀들이 운영하는 가족 재단 4곳에 증여했다. 증여 규모는 약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그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놀랍게도 나는 대체로 기분이 좋다"며 "느리게 움직이고 독서가 점점 어려워지긴 하지만, 일주일에 5일 사무실에 출근해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늦게 늙기 시작했다. 노화의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 번 시작되면 부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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