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결정…노조 "서비스센터 직원 불안, 법적 대응"

  • 사측 "내수 부진·운영비 부담"…노조 "약속 뒤집은 일방적 결정"

한국GM 부평공장 입구사진아주경제DB
한국GM 부평공장 입구.[사진=아주경제DB]
한국GM이 내수 부진을 이유로 내년 2월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직영센터 활성화를 위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 노조는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내년 1월 1일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의 접수를 중단하고 2월 15일부터 폐쇄 조치에 들어간다. 사후 정비는 전국 380여 개 협력 서비스센터를 통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GM 직영센터 운영 이슈는 지난 5월 사측이 일방적으로 폐쇄를 통보하면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13일 고용안전특별위원회에서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따라 직영 정비센터 활성화 TFT 구성에 합의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이를 뒤집었다. 서비스센터 직원 400여명에 대한 인사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측은 내수시장 축소에 따른 운영비 부담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라는 입장이다. 한국GM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으로 평가된다. 올해 1~10월 누적 내수 판매량은 1만2979대로 전년(2만1202대) 대비 38.8% 감소하며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반면 수출 물량은 관세 문제에도 불구하고 35만3032대를 기록,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GM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재무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직영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다른 직무로 재배치해 고용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1일 임시 대의원 회의 이후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고용안전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한 내용과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직영센터 폐쇄 반대를 위해 법적 검토를 포함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단순한 사업 구조 개편을 넘어 자동차 서비스의 외주화와 미래차 전환에 따른 고용정리 수순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시장 점유율 하락과 함께 서비스 인프라가 축소되면 국내 소비자 이탈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GM 온라인 동호회에는 "대우, 쉐보레만 줄곧 타왔는데 트블이(트레일블레이저)를 끝으로 이별 준비","사후 서비스 품질이 불안하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서비스센터 폐쇄가 국내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외국계 완성차가 정비망 축소를 시작으로 국내 사업을 접은 사례가 있다. 일본 닛산과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는 판매량 급감을 이유로 2020년 12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미국 크라이슬러와 이탈리아 피아트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국내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한국GM 또한 국내 판매량 급감과 인수합병을 이유로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한 외국계 회사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계 기업이 사후 관리에 손을 떼는 건 시장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한국GM이 철수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서비스망 축소에 따른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면 국내 잔류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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