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팬심'을 이용해 폭리를 취해온 암표업자들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공연·스포츠 경기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팬들의 좌절에도 일부 암표업자들은 20만 원대 티켓을 수십 배 가격으로 판매하며 수억 원대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 블로거는 "암표로 한 달간 1500만 원 벌었다"며 조롱 섞인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6일 국세청에 따르면 공공기관 근무자, 사립학교 교사 등 도덕성과 책임이 요구되는 직군을 포함해 총 17개 업자가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 중에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기업형 암표업자,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는 개인 암표상,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자, 예매 대기열을 우회하는 ‘직접 예약링크(직링)’ 판매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이 유통한 암표는 수만 건, 금액으로는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부 암표업자들은 20만원대 티켓을 수십 배 가격으로 판매하며 수억 원대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티켓 거래 플랫폼 분석 결과, 상위 1% 판매자 약 400명이 전체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독식했다. 이들의 1인당 연간 거래금액은 평균 6700만원에 달해 정규직 대졸 초임을 훌쩍 넘는다. 그럼에도 이들 상당수는 수익을 신고하지 않거나 은닉하는 방식으로 탈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리 티켓팅(‘댈티’)을 통해 건당 수수료 수익을 챙기고 신고를 누락한 암표업자들은 고가의 외제차를 몰면서 뒤로는 부당하게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기도 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티켓 예매희망자에게 직접 판매하며 불법 책임을 분산하려는 업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2010년대 중반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온 것으로 추정되며, 수천 건의 판매 이력에도 수익은 차명계좌 등으로 받아 신고 누락한 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이외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예매처의 대응이 강화되고 각종 제재가 도입되며 대기열 우회로 ‘온라인 새치기’를 가능케 하는 URL인 직접 예약링크(직링)가 암표업자의 새로운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업자들은 '직링'의 효율성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면서, 링크 주소를 판매하고 개인 계좌로 현금을 받은 후 수익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민생과 시장질서에 미치는 사안의 파급력과 시급성을 감안해, 암표업자들의 수익 내역과 자금흐름 및 은닉재산 유무 등을 신속하고 철저히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세무조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추적, FIU 정보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암표판매와 관련된 현금거래를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해를 끼치는 악의적 영업행태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탈루행위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온라인 환경에서 투명하고 건전한 거래관계와 성실납세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과세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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