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국, 대미 무역협상서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 확보"

  • WSJ "팽팽한 협상 끝에 나온 예상 밖의 진전"

  • 블룸버그 "조선업 투자에 보증·대출 포함은 핵심적 양보 조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수개월간 이어온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자, 외신들은 이를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의미 있는 외교적 성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이 수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합의를 이뤘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NYT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3500억달러(약 500조원)로 일본의 5500억달러(약 791조원)보다 적고, 투자 대상 프로젝트에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일본은 투자 대상 결정권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넘겼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일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NYT는 한미 양국이 지난 7월 무역 합의의 큰 틀에는 도달했지만, 이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직전까지도 타결 기대감이 낮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합의를 도출했다고 발표하기 전까지 최종 타결 여부는 불투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이 한국 정부에는 "큰 안도"이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상 주요 성과이기도 하다는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의 평가도 함께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도 양국의 투자 규모와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이 지속돼 최종 타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던 만큼, 이번 합의를 '깜짝 성과'로 평가했다.

WSJ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까지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봤다며, 수개월간 이어진 팽팽한 협상 끝에 나온 예상 밖의 진전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의 다른 무역 상대국들이 이번 한미 협상을 자신들의 미해결 협상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삼아 면밀히 주시해 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1500억달러를 조선업에 투입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전하며, 이는 투자자금 조달 과정에서 지분과 대출, 보증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음을 시사하는 핵심적인 양보 조치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협정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고,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왕의 대접'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의 이런 취향을 잘 파악한 듯하다"며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무역 협상 타결로 한국 경제 전망이 개선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편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투비 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발표한 세부 사항들로 미루어 볼 때 협상 조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인다"고 평했다. 그는 "자동차 관세가 인하되고, 3500억 달러의 투자는 원화 하향 압력을 줄일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됐다"며 "이는 한국 측이 집중적으로 제기했던 문제이고, 협상의 주요 쟁점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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