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속도 늦춘 GM, 국내선 외형 축소 '긴장감'

  • 전기차 사업 속도 늦추며 인력 구조조정

  • 미국 본사의 감산 움직임에 국내 연구조직 긴장감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입구사진오주석 기자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입구.[사진=오주석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미국이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이달부터 종료하면서 시장 위축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발 전기차 시장 악화 여파가 국내 연구조직에도 미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GM은 이달 미국 미시간주 기술센터 디자인·엔지니어링 부문 직원 200명을 감축했다. 회사는 "조직 재편의 일환으로 일부 컴퓨터 설계 직군 인력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를 지원하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이달부터 종료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GM은 전기차 생산 확대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지만,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3분기 전기차 부문에서만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GM은 전기 밴 '브라이트드롭' 생산을 잠정 중단하고, 전기차 투자 축소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GM도 사실상 '숨고르기'에 들어간 셈이다.

미국발 조정은 국내 연구법인인 GMTCK(General Motors Technical Center Korea)도 비켜가지 못했다. 앞서 브라이언 맥머레이 GMTCK 사장은 30~40%의 진척도를 보이던 소형 전기차(EV) 개발 프로젝트를 전격 취소하겠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모터·배터리팀은 지난 8월 내연기관차 개발 부서로 각각 재배치됐다. 이들은 한때 한국GM이 개발한 전기차 '볼트'를 담당하던 핵심 인력으로 분류됐다. 여기다 매년 진행해왔던 미래차 관련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도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GMTCK 노조 관계자는 "전기차 핵심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 직원이 내연기관 프로젝트로 복귀한 상태"라며 "미래차 중심으로 운영되던 채용형 인턴 프로그램도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위주로 재편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에 전시된 GMTCK 가상 자동차 연구 시설사진오주석 기자
2025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에 전시된 GMTCK 가상 자동차 연구 시설.[사진=오주석 기자]
GMTCK는 조직 개편 일환으로 다음달 부평공장 연구원 200여명은 청라사업소로 보낸다. 버추얼·주행성능 인력으로 구성된 이들은 청라 연구소에서 가상공간(VR)을 활용한 충돌·조립 시험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기존 물리 시험 대신 시뮬레이션 중심의 차량 개발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효율화가 진행될수록 인력 감축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GMTCK의 지난해 직원 수는 2872명으로, 3년 전보다 11.6%(378명) 줄었다.

GMTCK 관계자는 "전기차 인력 재배치와 버추얼 활성화는 회사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상개발 역량을 끌어올려 기존 인력의 미래 사업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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