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8조원 규모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재선정에 성공하며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강자 지위를 굳혔다. 보수가 낮아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는 OCIO 사업 특성상 OCIO 시장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진행된 정성평가(프레젠테이션)를 통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했다. 기존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2001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1년부터 운용을 맡고 있다.
정량평가에 통과해 정성평가에 참여한 회사는 3곳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95.1786), 삼성자산운용(93.8214), KB증권(92.9857) 순으로 종합평점이 높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11일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RFP·제안요청서)를 게시하고 8월 말까지 정량평가를 거치는 등 선정 절차를 진행해왔다.
평가위원 9명 점수를 합산한 결과 8개 기술평가항목 중 6개 항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점수가 가장 높았다. 6개 항목에는 기술평가 80점 만점 중 35점을 차지해 배점이 가장 높은 항목인 '투자풀 관리계획 및 관리능력'이 포함됐다.
삼성운용은 '완전위탁형 기금관리 및 지원방안' 항목(1.5점 만점)에서는 3개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운용보수율적정성(3점 만점), 투자풀 관리계획 및 관리능력(35점 만점), 투자풀 발전방안(8점 만점) 항목에서 3개사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두 운용사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4년 동안 68조원 규모(6월 말 기준)인 연기금투자풀 자금을 나누어 운용하게 된다. 6월 말 기준 68조2618억원 규모인 연기금투자풀 수탁액 중 40조5995억원을 삼성자산운용이, 27조6622억원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다.
연기금투자풀이 다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몫으로 돌아가면서 OCIO 시장은 양강 체제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금과 계약하는 특성상 국내 OCIO 시장 전체 규모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전체 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공적기금에서는 두 회사 가90%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보수가 낮은 반면 전문성 있는 전담인력이 많이 필요한 OCIO 사업 특성상 규모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국내 최대 규모 공적 기금인 연기금투자풀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존 주간운용사였던 두 회사 몫으로 돌아가면서 이 또한 불발된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기획재정부의 연기금투자풀과 고용노동부의 산재보험기금 등 지난해 말 기준 약 62조6000억원에 이르는 공적기금을 위탁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과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등 30조원 넘는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
양재명 삼성자산운용 기금사업부문장은 "공직유관단체의 예탁이 새롭게 허용된 연기금투자풀을 중심으로 공공 OCIO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과 더불어 민간 OCIO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