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GCF 앞두고 국제 전문가들 "사이버 회복력, 한국 안보의 핵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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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하이디 크레보-레디커(왼쪽)와 사이버심리학자 메리 에이킨 박사. [그래픽=AJP 송지윤]


한국이 갈수록 심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회복력을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다뤄야 한다는 국제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외교협회(CFR)의 하이디 크레보-레디커 선임연구원과 세계 최초의 사이버심리학자로 알려진 메리 에이킨 박사는 오늘부터 이틀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글로벌 사이버보안 포럼(GCF) 참석에 앞서 AJP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보안 취약성과 대응 과제를 짚었다.


사우디 국왕의 후원 아래 사우디 국가사이버보안부가 주최하는 GCF는 2020년 사우디의 G20 의장국 기간에 출범한 뒤 매년 국제 협력과 정보 공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외교협회CFR 지정학경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하이디 크레보-레디커가 지난 9월 28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임윤서 기자
미국외교협회(CFR) 지정학경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하이디 크레보-레디커가 지난 28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임윤서 기자]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초대 수석 경제자문관을 지냈으며, 현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으로 경제안보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크레보-레디커 연구원은 “군사력 같은 전통적 방어 수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이버 회복력을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레보-레디커 연구원은 최근 한국 주요 통신사와 카드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미국도 금융기관, 통신망, 주요 인프라가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반복적 공격을 받았다"며 "한국은 일본, 호주 등과 함께 조기 경보체계와 복원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국가적 자산인 기술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소홀히 할 경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미 간 협력 과제로 ▲AI·반도체 등 공동 연구개발(R&D) 투자 ▲실시간 위협 탐지 조기경보시스템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을 꼽으며 "사이버 보안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한국은 혁신과 문화적 영향력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며 앞으로 한국이 사이버보안 문제 또한 잘 해결할 것이라고 낙관하며, "한국에서 GCF와 같은 논의를 이어갈 기회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사이버심리학자 메리 에이킨 박사가 지난 29일 화상 인터뷰에서 저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윤서 기자
사이버심리학자 메리 에이킨 박사가 지난 29일 화상 인터뷰에서 저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윤서 기자]


세계 최초의 사이버심리학자로 알려진 에이킨 박사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FBI, 인터폴, 백악관 자문을 맡아왔으며, CBS 드라마 ‘CSI: 사이버’ 주인공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또 『사이버 이펙트(The Cyber Effect)』의 저자이자, 한국에서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책의 작가다.


에이킨 박사는 한국 내 급증하는 사이버 사기와 범죄를 우려하며 "피해자 비난은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심화시키고 신고를 주저하게 만든다"며 "이는 개인의 약점 때문이 아니라 체계적 취약성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 사기는 인간의 판단력, 편향, 권위에 대한 신뢰를 교묘히 악용한다"며 "AI를 활용한 딥페이크와 정교한 이메일은 경계심이 높은 사람조차 속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단순한 연민이 아니라 국가적 사이버 회복력을 강화하는 핵심"이라고 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겨냥한 딥페이크 범죄가 늘어나는 상황과 관련해 "이미 저서 『사이버 이펙트(The Cyber Effect)』에서 예견한 바 있다"며 "한국 사회는 조기 디지털 리터러시와 공감 교육, 위험군 청소년 대상 맞춤형 개입과 상담, 가족·지역사회 차원의 지원체계를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킨 박사 또한 "내 책이 한국어로 번역돼 있다"며 "앞으로 한국을 직접 방문해 GCF와 같은 포럼에서 의견을 나눌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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