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돌아온 유커, 면세점 활기 되살렸다…곳곳서 알리페이 결제 행렬

  • 롯데면세점 본점, 크루즈 단체 1700명 방문하며 북적

  • 신세계면세점, 유커 효과에 매출 전주보다 50% 급증

  • 10월 국경절·APEC 앞두고 유커 증가세 더 뚜렷 전망

지난 2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지난 2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 이튿날인 30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1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중국인 수십 명이 쏟아져 나왔다. 일행은 한국산 홍삼 코너에 멈춰 설명을 듣기도 하고, 일부는 중국 담배와 술을 둘러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도 가짜 제품이 많다 보니 오히려 면세점에서 중국산 술·담배를 구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엄격한 통관 절차를 거치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들이 믿고 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 효과는 곧바로 매출로 이어졌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 시행 첫날인 지난 29일 매출이 직전 월요일(22일)과 비교했을 때 약 5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방문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중국 톈진에서 출발한 크루즈 ‘드림호’ 승객 1700여 명을 맞이하면서 활기를 띠었다. 한 화장품 매장은 중국인 직원 2명과 대만인 직원 1명을 근무조에 투입해 유커 응대에 나섰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수십 명이 한꺼번에 내리자 일부 직원은 예상보다 많은 인파에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면세점을 찾은 유커는 소비력이 높은 중년층이 다수였다. 이들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고가 화장품 브랜드로 이동했다. 한 뷰티 브랜드 관계자는 "유커 방문 소식에 맞춰 현지에서 인기 있는 마유 크림을 중심으로 진열하고 재고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알리페이로 화장품 구매를 결제한 한 중국인 관광객은 “이 면세점에서만 20만원 이상을 썼다”고 말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2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영상홍승완 기자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영상=홍승완 기자]

면세점이 유커 맞이에 분주한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출장이나 포상 성격의 단체 방문이 많아 객단가도 높다. 중국인 평균 객단가는 동남아 관광객 대비 두 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신세계면세점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와 같은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단체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유커의 무비자 입국이 본격화되는 10월부터 방한 중국인 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 1~8일)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 등도 유커 특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한국 필수 관광코스'로 떠오른 CJ올리브영, 다이소, 편의점 등도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제품을 대폭 늘리고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다만 공항 면세점은 마냥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인천공항 임대료가 높은 데다 유커 소비가 올리브영·다이소 등으로 분산돼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 본토 명품 소비 위축이 유커 구매 행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면세점은 로드숍 인기 상품을 선별해 배치하는 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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