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안에 SEC 신속 대응...'분기→반기 실적 보고' 전환 가속

  • "반기 보고제 새로운 개념 아냐...유연성 있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지난 4월 22일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지난 4월 22일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상장기업의 분기별 실적 보고를 반기별 보고로 전환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앳킨스 위원장은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기업들이 현행 분기별 실적 보고 체제에 얽매이지 않고 반기별로 보고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기업이 번창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효과적인 규제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별 실적 보고 체계가 전혀 새로운 개념도 아니며 지금도 예외를 인정하는 유연성이 있다고도 했다.

예컨대 미국에 상장된 외국 기업은 반기별 실적 보고 의무 적용 대상이지만 일부는 자발적으로 분기별 실적 보고를 하고 있다. 영국도 2014년 반기별 실적 보고 체계로 복귀했지만 일부 대기업은 여전히 분기별 실적 보고를 유지하고 있다.

앳킨스 위원장은 "이제 SEC가 개입을 중단하고 시장이 기업의 업종, 규모, 투자자 기대 등을 바탕으로 최적의 실적 보고 주기를 결정하도록 허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무적인 분기별 실적 보고는 우리 자본 시장의 역동성을 특징 짓는 주춧돌이 결코 아니다"며 "반기별 실적 보고 선택지를 부여하는 것은 투명성 후퇴가 아니라 오히려 권위적인 규제 명령보다 기업과 투자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시장 주도적 공시 관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분기별 실적 보고 제도는 1970년에 도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SEC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기업들은 더 이상 분기별 (실적) 보고를 강요받지 않고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비용을 절약할 뿐 아니라, 경영인들이 회사 운영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중국은 50년에서 100년의 관점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반면, 우리 회사들은 분기별로 운영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앳킨스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과 실사지침(CSDDD)을 콕 집어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의무 조항은 사회적으로 중요할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정적으로 중요한 사항의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미국 투자자와 기업에 불필요한 비용만 부과하고, 자본시장 정보의 질적 향상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 옹호 단체들은 투명성 저하와 소규모 투자자 피해, 자본시장 효율성 약화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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