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코 원전 수주로 해외건설 수주 500억 달러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켠 가운데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은 총 310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156억 달러)와 비교해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건설 사상 역대 2위 수주액 규모의 체코 원전 사업 영향이 컸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상반기에는 에너지 안보 및 전력 수요 증가 영향으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현대화 사업 등 다수의 발전분야 공사 수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발전 등이 해외건설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의 해외 수주 실적도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의 올해 상반기 해외 신규 수주 규모는 총 3조1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80억원)보다 333.5% 급증하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만 2조2370억원 신규 수주액을 기록한 영향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미국 테일러(Taylor) 반도체 공장 수주와 아랍에미리트 알 디프라(UAE Al Dhafra) 가스화력 발전, 호주 나와레 배터리 저장시스템(BESS) 프로젝트, 루마니아 원전 1호기 설비 개선사업 수주 등을 통해 해외 신규 수주를 확대했다.
대우건설도 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대우건설 해외 신규 수주액은 1조14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46억원과 비교해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5월 투르크메니스탄 국영화학공사와 맺은 1조810억원 규모의 미네랄 비료 플랜트 건설사업의 영향이 컸다. 대우건설이 중앙아시아에서 처음 수주한 사업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인프라, 신도시개발 참여 등 신규사업 발굴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 회복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주도의 '팀코리아' 멤버로 체코와 폴란드 원전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합작법인(JV)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대우건설의 원전 해외 진출 확대 기대감도 나온다.
그간 해외건설 시장에서 강자였던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2조2054억원의 해외 신규 실적을 거둬 전년 대비 64.2%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1월 사우디 후마이즈 및 쿠라이스 송전 관련 수주(5125억원)와 4월 루마니아 원전 1호기 설비 개선(1228억원) 관련 수주를 했지만 지난해 수주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다. GS건설의 해외 신규 수주액은 같은 기간 70.1% 감소한 1조369억원, DL이앤씨도 70.1% 줄어든 617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해외 진출이 실적 돌파구로서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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