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상수원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격일제나 시간제 급수를 시행하고 추후 살수차 400대를 투입해 하루에 물을 1만5660톤(t) 취수한다는 계획이다.
1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강릉시는 이날 오전 시청사에서 두 번째 가뭄대응 비상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5%로 평년(71.7%)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시는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나 격일제 급수를 검토하며 0%에 도달하면 보조수원을 활용해 긴급 급수를 지원할 방침이다. 의료·복지·교정 시설 등 필수 시설에는 예외 없이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살수차도 전진 배치했다.
이처럼 강릉시만 유독 극심한 가뭄을 겪는 건 올 여름 다른 지역과 달리 비가 유난히 적게 온 데다 취수원이 제한된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7~8월 전국 각지가 폭우로 물난리를 겪었지만 강릉 등 동해안 지역은 장마철에도 강수량이 극히 적었다. 오봉저수지 인근 최근 6개월 강수량 371.6㎜로 평년 대비 54.9% 수준에 불과했다.
지형적 특성도 한몫했다. 폭염이 달군 수증기를 품은 비구름대가 한반도 서쪽에 폭우를 뿌린 뒤 세력이 약해지면서 태백산맥을 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강릉은 여름철에 고온 건조한 날씨가 반복됐고 가뭄이 더욱 심각해졌다.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에만 의존했던 점도 식수원 부족을 겪는 한 요인이다. 강릉시가 관광도시로 성장하면서 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상수원 확충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대체 수원 확보, 지형 특성을 고려한 저장시설 확대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환경 파괴를 내세워 댐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느 지역이든 댐은 필수"라며 "정부가 단기적인 급수 지원에 그치지 말고 친환경 간이댐이나 지하저류댐 등을 통해 근본적인 물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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