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24일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양 정상이 워킹 홀리데이(이하 워홀)로 입국한 한국 젊은이들에게 워홀 비자를 재취득할 수 있도록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이르면 올가을부터 허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합의가 되면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은 기존 1회만 가능했던 워홀 비자 발급을 상호 간에 2회까지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닛케이는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오는 23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전망”이라며 “양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젊은이들을 늘려 인적교류와 경제협력으로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워킹 홀리데이는 양국 간 협정에 근거해 상대국 젊은이가 자국에 장기 체류하면서 관광이나 학업을 하며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한 근로를 허용하는 제도다. 한·일 양국은 원칙적으로 18~25세를 대상으로 1년간 체류를 허용해 왔는데, 이를 한 차례 더 허용함으로써 서로의 국가를 더 깊이 이해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정부가 워홀 비자를 발급한 외국인은 2만여명이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7000명 이상으로 30%를 넘게 차지했다. 반대로 한국에서 워홀 비자에 해당하는 ‘H1’ 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 가운데서도 일본인이 2024년 7월 기준 1300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일 양국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채택하면서 워킹 홀리데이 제도 상호 도입에 합의했다.
한국인의 일본 방문객은 2024년에 880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지역별로 구분하면 한국이 가장 많으며, 특히 20대 이하가 40%를 차지했다. 일본인의 한국 방문도 322만명을 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80년 호주를 상대로 처음 워킹 홀리데이를 도입해 현재 30개국·지역으로 확대한 상태지만 이를 적용받은 외국인 젊은이에게 비자는 원칙적으로 1회, 1년간만 부여하고 재취득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들어 국제 교류를 늘리기 위해 영국, 캐나다, 독일 등 8개국에 대해 재취득을 허용했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저출산 대책과 지방 활성화 등 공통 과제 극복을 위한 담당 부처 간 차관급 협의 진행을 합의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저출산 문제는 한·중·일 3국 간, 지방 활성화 문제는 한·일 양국 간 국장급 의견교환에 머물렀던 것에서 협력 틀을 확대시킨다는 취지다. 통신은 “농업이나 방재도 협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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