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출시 1년 8개월 만에 이용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버추얼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신규 유입자 수를 꾸준히 늘린 것으로 보인다.
17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치지직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전년 동기(207만명) 대비 17% 증가한 242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출시 이후 역대 최대치다. 사용 시간도 대폭 늘었다. 치지직 앱의 사용시간은 전년 동월(4억4400만분) 대비 91% 증가한 8억 4700만분을 기록했다.
치지직은 2023년 12월 베타서비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정식 출시한 네이버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다. 지난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인 SOOP과 함께 양대 상맥을 이루는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성장세는 치지직이 콘텐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최근 중계권을 따낸 'e스포츠 월드컵 2025(EWC2025)'가 결정적이었다. EWC 2025는 지난달 8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대회다. 지난해 전세계 온라인 시청자 5억명, 방문객 260만명을 모았다. 치지직은 올해부터 3년간 EWC의 한국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SOOP이 독점으로 중계했다.
그 결과 시청자수가 대폭 늘었다. 인터넷 방송 시청자 수를 집계하는 소프트콘뷰어십에 따르면, 최근 한달(7월 17일~8월 17일) 네이버 치지직의 동시 최고 시청자 수는 53만3978만명으로 나타났다. 앱 출시 이후 최대 기록이다. 평균 시청자는 11만3000명으로, 지난해(8만1243명)보다 39% 증가했다.
프라임 콘텐츠·같이보기 등을 통해 실시간 시청 콘텐츠 강화하고, 이를 통한 수익화를 꾀하고 있다. 치지직은 다양한 방송을 회차 별로 구매해 볼 수 있는 '프라임 콘텐츠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 5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주요 경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향후 스포츠, 공연 등 프리미엄 콘텐츠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스트리머 해설과 실시간 채팅으로 콘텐츠를 함께 보는 '같이보기'의 경우, 부분 유료화를 도입했다. 스포츠나 e스포츠와 같은 분야에서 부분 유료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방영 중인 콘텐츠는 기존처럼 무료로 제공된다. 상반기에는 무한도전, 나혼자산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 디지몬 어드벤쳐 등 e스포츠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버추얼 생태계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치지직 방송 중 약 20%는 버추얼 방송이다. 네이버는 올해 3월 가상 배경 스튜디오 '비전스테이지'와 3차원(3D) 콘텐츠 전문 제작 스튜디오 '모션스테이지'를 공개했다. 이 스튜디오에서 가상 배경을 혼합한 실시간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치지직 스트리머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모션스테이지로 버추얼 스트리머와 협업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하반기 내에 확장현실(XR) 콘텐츠 플랫폼을 출시하고, 이 플랫폼에서 치지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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